오일 머니 격침한 '손케 듀오'

김효경 2021. 10. 1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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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파시가 통하듯 환상 호흡을 자랑하는 손흥민(오른쪽)과 케인(왼쪽). EPL 최다 합작골 신기록까지 딱 한 골 남겨뒀다. [로이터=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이 프리미어리그(EPL) 최다 합작 골 신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손케 듀오’가 ‘오일 머니’를 자랑하는 뉴캐슬을 꺾었다.

토트넘은 18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EPL 8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겼다. 토트넘(승점 15)은 2연승을 달리며 리그 5위로 뛰어올랐다.

경기 전부터 시끄러웠던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경기 시간 한 시간 반 전에 확인됐다. 토트넘 구단은 “의료 기밀로 인해 선수 2명의 이름을 공개할 수 없지만, A매치 복귀 후 나왔던 코로나19 양성 반응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던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선수들 못지않게 관심을 끈 인물은 뉴캐슬의 새 구단주였다.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지난 8일 뉴캐슬을 3억500만 파운드(4953억원)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PIF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사실상 이끌고 있다. PIF의 총자산은 3200억 파운드(519조원)로 알려졌다. 맨체스터시티 구단주인 셰이크 만수르의 자산(47조원)보다 열 배 이상 많다. 벌써 안토니오 콘테, 스티븐 제라드 등이 뉴캐슬의 새 감독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마우로 이카르디(파리 생제르맹) 등 특급 선수 영입에도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는 빈 살만 왕자의 최측근이자 PIF의 수장인 야시드 알루마얀 뉴캐슬 회장이 나타났다. 뉴캐슬의 일부 팬은 사우디 국기를 흔들었고, 사우디 전통 복장을 한 채 경기장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뉴캐슬은 기분 좋게 출발했다. 칼럼 윌슨이 하비에르 만키요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알루마얀을 비롯한 뉴캐슬 경영진이 환호했다. 그러나 전반 17분 레길론의 패스를 받은 토트넘의 탕귀 은돔벨레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4분 뒤엔 케인이 수비 라인 뒤쪽을 파고들었다. 이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의 로빙 침투 패스를 툭 건드려 골키퍼 키를 넘겨 득점했다.

전반 40분쯤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관중석에서 한 팬이 갑자기 쓰러지자 토트넘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가 이 상황을 심판진에 알렸다. 양팀 선수들과 의무팀이 협력해 팬에게 필요한 조처를 하는 동안 경기는 25분 중단됐다.

경기 재개 후 토트넘은 곧바로 골을 넣었다. 케인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땅볼 패스를 손흥민이 미끄러지면서 밀어넣었다. 손흥민의 시즌 4호 골. 뉴캐슬은 경기 막판 토트넘 에릭 다이어의 자책골로 한 점을 따라붙는 데 그쳤다.

‘손케 듀오’는 지난 시즌 EPL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인 14골을 함께 만들었다. 이날 케인의 도움과 손흥민의 득점으로 두 선수의 통산 합작 기록은 35골로 늘어났다.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최고 기록(36골)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케인은 맨시티 이적설에 휩싸였다. 반면 손흥민은 구단의 대우에 만족해 재계약했다. 둘의 조합도 깨지는 듯했다. 하지만 토트넘과 맨시티의 이적 협상이 끝내 무산돼 케인이 남았다. 시즌 준비가 늦어진 케인은 7라운드까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그러나 뉴캐슬을 상대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데 이어 손흥민의 골까지 도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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