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글쓰기 책 봇물

곽아람 기자 입력 2021. 10.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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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시 홀 전 NYT 칼럼담당 총괄 에디터의 글쓰기 팁/ 사진=기티이미지코리아

글쓰기 책, 많이들 보십니까?

책 읽는 사람은 줄어든다는데 글 쓰기 책 판매는 호황이라고 합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9월 글쓰기 관련 도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6% 늘었다고 하네요. 지난주만 해도 여러 권이 나왔는데요. 그 중 몇 권을 모아 소개해 보았습니다.

수퍼스타 U2는 왜 뉴욕타임스 기고를 거절당했나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더퀘스트

뉴욕타임스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2011~2015년 뉴욕타임스 외부 칼럼 지면인 Op-Ed 총괄 책임자를 맡았던 트리시 홀은 특히 “자기 자신을 드러내라”고 말합니다.

필자들이 보통 세부적인 이야기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실수를 저지르는데, 자기 자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때 그 글이 빛난다고요.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걸 조심스러워 합니다. 홀은 이렇게 말하네요.

개인정보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약해 보일까 봐 또는 자신이 이룬 학문적, 직업적 성과의 가치가 훼손될까 봐 걱정한다.

뉴욕타임스 기고문 중 가장 화제가 되었던 글은 개인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글이라고 하네요.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여성들에게 유방암 유전자 검진을 촉구했고, 신경의학자이자 의사인 올리버 색스는 말기암 선고를 받은 후의 삶을 진솔하게 털어놓았죠.

황정은 에세이 일기/창비
도톰한 집게 모양의 책갈피나 복잡한 형태로 종이를 깨무는 클립 책갈피는 도대체 뭐하자는 사물인지 모르겠다. 그걸 종이에 끼우고, 끼우는 단계에서 이미 종이가 구겨지거나 하는데, 책을 덮으면 책 무게에 눌려 책갈피에 물린 종이가 꼬집힌 것처럼 구겨지고 앞뒤 종이에도 집게나 클립 모양으로 자국이 남는다.

소설가 황정은 에세이 ‘일기’(창비)를 읽다가 이 구절이 반가워 옮겨 적어 보았습니다. 저자는 금속 책갈피를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거든요. 책장에 끼우는 금속 서표(書標)에 종이가 찢어진 경험 이후로 다시 쓰지 않습니다.

저자는 가급적 종이로 된 책갈피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비닐 코팅된 책갈피는 질기기도 하거니와 시시때때로 빛을 반사해 싫고, 귀여운 그림이나 문장이 인쇄된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책갈피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종이를 발견하면 책갈피 형태로 잘라 상자에 넣고 한 개씩 꺼내 사용한다. 내부 포장재나 책 띠지로 이따금 딸려 오는 유지(油紙)가 내가 쓰기엔 적당하고 아주 가끔은 책 내지로 사용된 한지나 색지를 잘라내기도 한다.”

저 역시 종이를 책갈피로 쓰지만 띠지나 책 사고 받은 영수증 등을 아무렇게나 끼워둡니다. 읽다 놓아둔 책을 다시 집을 때, 어디까지 읽었는지를 기억하는 용도면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저자는 보다 섬세합니다. 아주 얇은 종이 벚꽃 형태의 책갈피를 아끼는데, 책갈피를 조심스레 다루는 태도가 독서 자체에도 영향을 미쳐서 좋다고 하네요. “이런 독서는 책갈피를 그 책에서 무사히 내보내는 순간을 지표 삼아 읽는 것이라서 책갈피가 그 독서의 동행이다.” 책 읽는 여정의 동반자로서의 특별한 책갈피, 여러분도 가지고 계신가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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