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모임 기준 완화' 첫날, 쌀쌀한데 비마저..한산한 강남역·홍대, 자영업자들 '아쉬움'
기사내용 요약
수도권 최대 8인·비수도권 최대 10인
대부분 2~3인…일부 5~6인 모임하기도
일부 시민 "거리두기 완화됐냐" 내용 몰라
"10시까지는 너무 짧다...자정까지 연장을"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신재우 수습, 홍연우 수습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약 2주간 '수도권 최대 8인·비수도권 최대 10인' 모임이 가능해졌음에도 18일 오후 서울 대표적 번화가인 강남역 및 홍대입구역 일대는 대체로 한산했다.
일부 주점에서 6인 이상 모임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업주들 대부분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본격화하는 다음 달부터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에 따른 경제 회복이 피부에 와닿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뉴시스가 거리두기 완화 첫 날인 이날 오후 6시30분께부터 오후 10시께까지 서울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일대를 돌아본 결과 모임 인원 확대 등 완화 조치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가 바로 눈에 띄지는 않았다.
'만남의 장소'로 알려진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도 수십명이 몰려 있던 과거와 달리 10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 약속 상대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대부분 발걸음을 돌렸고 2~3명만 우산을 쓴 채 벤치에 앉아 상대를 기다렸다.
식당과 주점들의 상황도 역 앞 출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부대찌개 식당은 내부에 설치된 16개 테이블 중 3개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있었고 이마저도 단체 손님이 아닌 2인 및 1인으로 구성된 테이블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다른 술집은 20개 테이블 중 14개 테이블에 손님들이 있었지만 관계자는 "손님이 늘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매니저 김모(34)씨는 "원래 이 시간이면 테이블이 꽉 차야 정상인데 지금은 아직 빈 자리가 있지 않느냐"며 "매출도 계속 떨어지고 있고 거리두기 완화 효과가 있는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술집의 경우 최대 8인까지 모임이 허용됐음에도 5인 이상으로 오는 손님들은 자체적으로 안 받았다. 백신 접종자가 포함돼야 8인까지 가능한데 가게에서 QR체크를 다 하기도 번거로워 오는 주말부터 8인까지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직원들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오늘은 4인 손님까지만 받고 있다"며 "손님들도 기존 거리두기 조치에 익숙해져서 늦은 시간에는 아예 안 오고 대부분 일찍 와서 간단히 마시고 일찍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식당에서는 6인 이상 모임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한 닭갈비 식당에서 마주친 20대 전모씨는 다른 지인 5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전씨는 "결혼하는 친구가 있어서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인 것"이라며 "거리두기 완화 조치 첫 날이라 예전에 비해 뭐가 더 편해졌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전씨 일행은 이른 저녁인 오후 8시께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
홍대입구역 일대도 비교적 한산한 상황이 이어졌다. 5명 이상 모인 그룹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부분 2~3인 그룹이 번화가를 걸어다녔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도 대부분 2~3인 그룹이 많았다. 한 치킨집은 설치된 21개 테이블 중 13개가 손님들로 찼지만 모두 4인 미만의 소규모 그룹이었고 2인으로 구성된 그룹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이 치킨집 직원은 "오늘 하루 종일 단체 예약은 한 건도 없었고, 다 4인 미만이었다"며 "거리두기 완화 효과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고 오늘은 비까지 와서 더 손님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약 30여개 테이블 중 반도 안 찬 고깃집 직원도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따른 효과를 아직 못 봤다고 토로했다.
20대 직원 A씨는 "오늘도 그나마 있는 8개 팀 중 대부분이 2인인데 4인 모임도 찾기 힘들다"며 "인원을 늘려도 영업 종료 시간이 그대로라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허용 인원을 늘려도 영업 종료 시간이 오후 10시면 사람들이 '8~9시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술을 잘 안 마시고, 만나도 가볍게 밥만 먹고 자리를 뜬다"며 "조치를 완화할 거면 영업 종료 시간도 자정까지로 연장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따라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수도권 최대 8인 및 비수도권 최대 10인 등 모임 인원이 확대됐지만 일부 시민들은 완화 조치 시행 자체를 모르거나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된다고 해도 감염에 대한 불안감 등 때문에 당장 모임 횟수를 늘릴 것 같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홍대 앞에서 만난 20대 커플은 "완화 조치를 전혀 몰랐다. 혹시 오후 10시30분까지 한다는 내용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변경된 조치를 설명하자 "인원 제한은 이미 적응하긴 했는데 오후 10시는 너무 짧다. 11시까지라도 영업을 늘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역 앞에서 마주친 B(20)씨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른다. 아직은 조심해야 될 때라 당장 약속을 더 잡지는 않을 것 같다"고, 최모(34)씨는 "방역수칙이 완화됐다고 해도 지금이랑 똑같은 수준으로 모임을 할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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