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이름들
- 2021. 10. 18. 23:02
김유자
흘러간다 물고기들 사이로
물풀에 찢기며
모래를 들썩이게 하며
흘러가는 것만을 할 수 있다는 듯이 흘러가다 문득
뿌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끌려 올라가다
막다른 골목을 밀며 나아가고
골목은 자꾸 뾰족해지고 길어지고 갈라지고
고여서 깊어지는 감정 같아서
가라앉고 쓸려 가고 넘쳐흐른다
시냇물 성에 폭포 입김 빙하 바다로 출렁이는 이름들
새벽이면 잎사귀 위에 흔들리는 네가 있다
물풀에 찢기며
모래를 들썩이게 하며
흘러가는 것만을 할 수 있다는 듯이 흘러가다 문득
뿌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끌려 올라가다
막다른 골목을 밀며 나아가고
골목은 자꾸 뾰족해지고 길어지고 갈라지고
고여서 깊어지는 감정 같아서
가라앉고 쓸려 가고 넘쳐흐른다
시냇물 성에 폭포 입김 빙하 바다로 출렁이는 이름들
새벽이면 잎사귀 위에 흔들리는 네가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어떤 사람은 모래를 들썩이며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잠시 만났다가 그냥 흘러가는 반면에
어떤 이는 몸 깊숙하게 뿌리 내려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까지 그에게 이끌려가기도 합니다.
그와 나는 막다른 골목을 밀며 나아가다가
자꾸 뾰족해져서 감정의 골목까지 치닫습니다.
우린 가라앉기도 하고 쓸려가기도 하고 넘쳐흐르기도 합니다.
그와 난 성에와 빙하처럼 얼어붙기도 하고 시냇물처럼 잠잠하다가도
폭포처럼 열정이 끓어오르기도 했지요.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도 새벽에 눈을 뜨면
그의 이름이 풀잎 위 이슬처럼 흔들리곤 합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림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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