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붐비는 밤은 오랜만"..영업 연장에 한껏 들뜬 거리(종합)
'나아질 것 없어' 냉담 속 영업규제 완화 번복된 노래방 등은 불만 지속
(전국종합=연합뉴스) "월요일에도 거리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오랜만입니다. 자정까지 영업할 수 있는 첫날인 만큼 손님이 없어도 끝까지 문을 열어두려고 합니다."
수도권에선 최다 8명, 비수도권에선 10명까지 모일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18일 오후 10시 부산 번화가인 서면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이렇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부터 오후 10시 이후 식당과 카페 등 유흥시설을 제외한 업종의 매장 영업이 자정까지 영업시간이 연장되자 서면 일대는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오후 10시가 넘어서도 3∼4명의 무리는 집이 아닌 또 다른 술집을 찾아 이동했고,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이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20대 류모씨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회포를 풀면서 늦게까지 술집에 있을 예정"이라며 "'위드 코로나'가 성큼 다가온 게 정말 실감 난다"고 말했다.
약 3개월 만에 매장 영업이 자정까지 허용된 광주는 월요일인데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주말만큼의 활기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사적모임 최대 허용 인원인 10명을 모두 채운 자리를 찾아볼 수는 없었으나 함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신 뒤 '3차'까지 자리를 이어가는 시민들은 카페나 맥줏집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은 이번 거리두기 완화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직장인 정모(46)씨는 "백신 접종률이 높다는 뉴스도 있고 '위드 코로나'가 머지않았다는 정부 발표도 있어서 이번 주부터 그동안 미뤄둔 자리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상 회복을 향한 바람은 오랜만에 심야 영업에 나선 상인들이 더 간절하게 드러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8)씨는 "단골과 지인 장사로 근근이 버틴 게 1년을 넘었다"며 "인원도 늘고 영업시간도 길어지면서 올해는 송년회 손님들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점심 시간대부터 전국 곳곳의 식당가는 활기를 보인 상태였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식당가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했고, 적지 않은 식당이 만석을 이뤄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모이는 인원수도 종전보다 늘어 6∼8명씩 함께 식사하는 직장인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울산시청 주변 식당가에도 발길은 이어졌다. 점심때라 단체 손님보다 2∼3명 단위가 많았으나 한 일행은 7명에 이르는 경우도 발견됐다.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사적 모임 인원이 8명으로 제한되는 청주시와 음성·진천군 식당 업주들은 아쉬워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2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비수도권은 예외 없이 10명으로 확대된 줄 알았는데 아쉽다"며 "규제를 풀려면 도내 모든 시·군에 동일에게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도권 식당들은 영업시간이 늘지 않아 상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삼겹살집을 하는 김모 씨는 "매번 거리두기 조치가 바뀔 때마다 소상공인만 피해를 보는 것 같아 답답하다"면서 "하루빨리 규제가 풀렸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면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거리두기가 완화됐다고 해서 바로 손님이 몰리는 등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고, 매출도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하필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진 것도 손님을 모으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전날 갑자기 '밤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 유지'를 통보받은 대전·부산·광주 등 지역 유흥업소·노래연습장 업주들은 생존권 문제를 거론하며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대전지역 노래방 업주는 "확진자도 한 자릿수로 줄고, 방역 지침은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 왜 갑자기 식당은 풀어주고 노래방은 번복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우리도 시민이고 소상공인이고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사상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60대 문모 씨는 "당초 기대도 안 했다가 부산시가 영업시간을 연장한다고 해 기대가 컸는데 업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방역수칙이 완화된 2주 동안이라도 1∼2팀을 더 받아 임대료라도 보탤까 했는데 물거품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윤우용 한지은 김용태 노승혁 박성제 정회성 김준호)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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