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3연임 앞두고 "기자들 年 90시간 사상교육 받아라"

김지원 기자 2021. 10. 1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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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언론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언론 장악하려는 시도"
올 4월 '세계 언론 자유 지수' 180국 중 177로 최하위

중국 정부가 20만여 명에 달하는 자국의 모든 언론인을 상대로 사상 교육을 포함해 최소 90시간에 달하는 ‘당 주관’ 교육을 받게 할 방침이라고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방침은 신문과 방송, 잡지 등에 종사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상으로 하며, 내년 초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내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언론 통제 강화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와 국가신문출판서가 최근 발표한 언론 방침에 “(언론인에 대한) 지속적 교육으로 기자들의 정치적 능력을 기르고, 올바른 정치적 방향과 가치 지향성을 갖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뉴스와 여론 작업에 대한 당의 사명에 따라, 마르크스주의 뉴스 교육을 심화시켜야 한다”는 대목도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공무원은 물론, 민간 영역의 모든 기관·단체 간부들도 한 해에 90시간 이상 당이 주관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언론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이번 조치는 언론사의 간부뿐만 아니라 ‘기자증’을 소지한 취재기자, 편집기자, 촬영 담당자 등 모든 언론인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더타임스는 “언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최근의 시도”라며 “더 엄격한 통제는 일당 독재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는 어떠한 뉴스도 보도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는 지난 2012년 시진핑 집권 이후 대폭 강화됐다. 2019년 10월부터는 자국 기자들이 5년에 한 번씩 기자증을 갱신할 때마다 사상 검증식의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도록 했다. 또 최근에는 민간 자본의 신문·방송사 투자를 금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모든 언론이 당에 봉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부 시장 지향적 언론이 더 많은 자유를 추구하던 시기를 끝내버렸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의 승인 아래 활동할 수 있는 외신 기자들의 근무 여건도 나빠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일하는 모든 미국 기자의 비자를 취소했다. 또 최근 중국 보안 당국이 외신 기자들의 정상적 취재 활동을 ‘스파이 행위’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등으로 보고한 관리에게 보상을 주기도 했다. 중국은 올해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순위’에서 전 세계 180국 중 177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RSF는 “중국 관영 언론들은 공산당의 철저한 통제하에 있고, 행정부는 외신 기자들에게 점점 더 많은 장애물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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