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농산물 내가 지켜요!"..주민이 나선다
[KBS 춘천] [앵커]
1년 농사의 결실을 누군가 훔쳐간다면, 농민 입장에서는 그 액수가 많든, 적든 안타깝기 마련일 텐데요.
이런 일이 해마다 수십 건씩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영월에서는 주민들이 합동 순찰대를 꾸려 내 고장 농산물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이현기 기자입니다.
[리포트]
17년째 홍천과 횡성에서 잣 농사를 짓고 있는 70살의 남궁진 씨.
지난달,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수확을 하지도 못했는데 누군가 횡성의 잣 농장에서 잣 70여 포대 분량을 털어간 겁니다,
350만 원어치입니다.
[남궁진/잣 재배 농민 : "넓은 산에서 24시간 지킬 수도 없고, 또 지킬 수도 없는 일이고 참 답답합니다. 해마다 벌어지는 일이라서 참 안타깝습니다."]
수확 철을 앞두고 지난달 횡성의 고추와 포도 농가에서도 농산물을 도둑맞았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최근 5년간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 사건은 111건.
해마다 스무 건 넘게 농산물 절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확기 농산물 절도 사건이 속속 빚어지면서, 이렇게 자율방범연합대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영월에서는 주민 270여 명으로 순찰대를 구성하고 내 고장 농산물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2명에서 4명씩 조를 짜, 범죄에 취약한 밤시간까지 농가 주변을 살핍니다.
[이원희/영월군 자율방범연합대 재무실장 : "요즘 뭐 배추, 걱정 없으시죠?" (예, 덕분에. 잘 지켜주시니까, 별 이상 없습니다.) 참 다행이시네요. 수확하는 거 보니까 마음도 훈훈하네요."]
이 같은 주민들의 노력으로 올해 영월지역에서는 농산물 절도 범죄가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최상미/영월군 자율방범연합대장 : "뿌듯한 마음도 생겼고, 저희가 이렇게 하면서부터는 그게 많이 예방됐고, 그래서 자부심을 갖고 하고 있습니다."]
한해 수확의 기쁨을 한순간에 앗아가는 농산물 절도.
주민들이 내 고장 농산물을 지키기 위한 지역의 파수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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