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사고, 신고만 "위급".."관광버스 놓칠까 봐 119 부르기도"

조휴연 2021. 10. 1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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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최근 단풍이 절정을 이루면서, 산으로 향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산악사고도 그만큼 많이 발생해 119구조대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문제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구조가 필요 없는데도 119를 부른다는 점입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자정 무렵, 등산객이 119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산을 내려옵니다.

새벽 2시, 또 다른 남성은 구조대원에게 업혀서 내려옵니다.

물을 마시며 쉬던 중년의 여성은 구조대원의 등산용 지팡이까지 받아갑니다.

모두 설악산에서 구조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산에서 내려오자 하나같이 멀쩡히 걸어서 떠나갔습니다.

병원 이송은 거부했습니다.

[곽인식/강원도소방본부 119산악구조대장 : "4시간 5시간 올라가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막상 가보면 탈진이라든가 근육경련, 이런 정도의 환자들이 있을 때는 대원들도 조금 불편한 건 있어요."]

최근 3년 동안 강원도 내 산악사고 구조 신고 4,300여 건 가운데, 신고자가 스스로 집으로 돌아간 경우는 1,200여 건에 이릅니다.

대부분은 술에 취했거나 탈진해 산에서 못 내려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심지어, 관광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구조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박근형/강원도소방본부 119 산악구조대원 : "버스 시간이 늦으니까 저희를 부르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저희가 택시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런 행위는 단순한 얌체짓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하성/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명 얌체 환자들에 대한 이송비용 등 페널티를 부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재 가짜 화재 신고에 대한 처벌 법은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허위 산악구조 신고에 대해선 처벌 규정이 마땅치 않은 실정입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화면제공:강원도소방본부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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