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민심 의식해 전직 대통령들 수사 비판

박순봉 기자 2021. 10. 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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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부울경 TV 토론

[경향신문]

후보들, 일제히 윤석열 압박
윤 “절로 드러난 건 처리해야”
홍준표 “각종 비리 후보들로
대선이 오징어 게임 돼 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4차 TV 토론회에선 전직 대통령들이 소환됐다. 부산에서 18일 개최된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검사 시절 했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수사를 두고 경쟁 주자들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수감 중인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동정심이 남아 있는 영남 민심에 구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4차 토론회에선 네거티브 공방은 줄었고 상대적으로 정책 논쟁은 늘어났다. 이준석 대표가 “토론회에 핵과 주술밖에 없다”고 경고하는 등 당내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부산MBC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 TV 토론회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법에 따라서 처리를 하는 것과 정치 보복의 기준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저절로 드러난 것은 처리해야 한다. 딱 찍어놓고 1년 열두 달 다 뒤진다면 정치 보복”이라고 했다.

그러자 원 전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해서 구속시킨 것은 저절로 드러난 정의의 실현이냐, 정치 보복이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해 “저희가 이 잡듯이 막 뒤져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원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전직 대통령을 그런 방식으로 (수사)한다는 건 아주 어리석은 정치인이나 어리석은 대통령이면 그렇게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준표 의원도 “박 전 대통령의 (총선) 공천 개입은 통치 행위인가, 정치 행위인가, 실정법 위반인가”라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공천 개입 수사라기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자금을 공천에 반영하기 위한 여론조사 비용으로 쓴 것을 기소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수사하면서) 국정원 예산을 청와대 뇌물로 둔갑시켰다”고 공격했다. 윤 전 총장은 “수사 지휘를 한다고 서울지검장이 서울경찰청장의 특활비·판공비를 상납받으면 되겠느냐”고 맞섰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을 겨냥한 정책 검증 공방도 펼쳐졌다. 윤 전 총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을 내걸었다. 홍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의 이름을 ‘김영삼 공항’으로 짓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부·울·경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한·일 해저터널을 만들겠다고 했다.

토론 도중에 후보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나왔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외신 보도를 인용하며 “각종 비리 후보들이 나와서 (대선이) 오징어 게임처럼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님도 해당되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왜 나를 끌고 들어가요”라고 했고 다른 주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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