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원자력, 탄소 중립에 필수적 역할" 보고서, 미국·중국 등 9개국 지지성명

조승한 기자 2021. 10. 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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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이 탄소중립에 필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순제로 세계를 위한 원자력 에너지' 보고서를 15일 발표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제공

이달 3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26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를 앞두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원자력이 탄소 중립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 프랑스 등 9개국은 IAEA의 보고서에 지지 성명을 냈다.

IAEA는 15일 원자력 발전이 석탄과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재생에너지의 추가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기저전력 역할을 하며 탄소중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순제로 세계를 위한 원자력 에너지’ 보고서를 15일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미국과 중국, 일본,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폴란드, 러시아, 영국 등 9개국이 낸 지지 성명도 실렸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을 통해 “지난 50년 동안 원자력은 누적 70기가톤(G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고 매년 1Gt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은 증거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고 원자력애 대한 투자를 늘릴 때”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 대가는 너무 커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IAEA는 원자력 발전이 날씨와 같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아 발전량이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에 안전성을 준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원전은 전력망에 복원력을 주고 가변 재생에너지의 통합을 촉진하는 연중무휴 에너지 공급을 보장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제로 목표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며 “청정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전력에서 가장 확고한 전력 공급원”이라고 설명했다. IAEA의 원자로 정보 시스템 데이터를 토대로 원자력 발전소 기상 관련 정전 빈도가 30년 동안 증가했음에도 최근 10년은 전력 손실은 감소했다는 점을 들며 위험 완화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어 “원자력은 열과 수소를 제공해 산업과 운송처럼 탄소 저감이 어려운 분야도 탈탄소화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미국과 함께 개발중인 원전 중 하나인 ‘고온가스로’를 활용하면 열과 전력,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고온가스로는 헬륨을 냉각재로 쓰고 흑연을 감속재로 활용해 750도 열을 생산하는 원자로다.

IAEA가 제시한 경수로를 수소 생산에 활용하는 국가들이다. IAEA 보고서 캡처

IAEA는 원전이 또한 올해 COP26의 핵심 주제로 꼽히는 '석탄 전환 가속화'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원전의 역할에 대해 “석탄 발전의 20%를 250GW급 원전으로 대체하면 연간 2Gt의 이산화탄소, 전력 배출의 15%를 줄일 수 있다”며 “지역 난방과 산업에 쓰이는 석탄화력보일러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원자력이 전 세계 전력 생산의 10%를 차지하며 이미 80만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에 따르면 원자력에 대한 투자는 다른 다른 형태 에너지 투자보다 더 큰 경제적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 경제 회복과 탄력적 제로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위한 가장 효과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협력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며 “원자력은 급전이 가능하고 배출이 적은 만큼 전기 기반 넷제로 에너지 믹스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전체 전력 생성 시스템의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측의 지지 성명자로 보고서에 참여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205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과제이자 엄청난 경제적 기회”라며 “글로벌 청정 에너지 전환은 향후 10년과 이후로도 원자력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기술 전체를 대규모로 배치하면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COP26을 앞두고 원자력 에너지가 탄소중립에 활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화석연료 감축은 필요하지만 신재생 에너지 전환이 지체되면서 일부 국가들이 원전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11일에는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체코, 핀란드,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등 유럽연합(EU) 10개국 경제장관들이 공동으로 EU 집행위원회에 서신을 보내 원자력을 EU의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목록에 추가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프랑스는 12일 점진적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SMR을 비롯한 원전 연구개발에 10억 유로(약 1조 4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프랑스 2030'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도 탄소중립을 위해 SMR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SMR의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사고나 폐기물 체리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만큼 원전 개발에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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