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아이돌 팬덤 때려도.. K팝 '내가 제일 잘 나가∼'

권이선 입력 2021. 10. 1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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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판매량 사상 최대 기록
中 공산당 '팬덤=병든 현상' 규정
한국가수 팬 계정 정지 등 규제에도
중국팬들 트위터 중심 보폭 넓히며
세계 곳곳서 BTS 지민 생일 이벤트
올해 K팝 앨범 수출국 88개국 달해
9년새 3배 가까이 늘어 '최고 호황'
지난 13일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의 생일을 맞아 중국 팬덤 ‘지민바차이나’는 획기적인 축하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부터 제주항공과 제휴해 지민을 테마로 한 여객기를 3개월간 운행하고 있다. 지민바차이나 트위터 캡처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 위로 ‘해피 지민 데이(HAPPY JIMIN DAY)’ 문구가 적힌 35m 초대형 현수막이 떠올랐다. 이날 생일을 맞은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을 위해 중국 대형 팬덤 ‘지민바차이나’가 준비한 이벤트였다. 현수막을 단 헬기는 조지워싱턴 다리를 출발해 허드슨 공원을 지나 리버티섬과 엘리스섬 위를 3시간 동안 비행했다. 같은 날 42㎞에 이르는 호주의 골드코스트 해안가 상공에서도 ‘해피 지민 데이’ 글귀가 수를 놓았다.
앞서 ‘지민바차이나’는 최근 중국 당국의 아이돌 팬덤에 대한 규제의 일환으로 웨이보 계정이 정지되는 등 제재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은 트위터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이벤트를 이어나갔다.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는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면 광고가 실렸고, 뉴욕 7번가 에디슨 호텔 외벽에 위치한 ‘L’자 형태의 곡면 스크린에 3D로 제작된 축하 영상이 송출됐다. 모든 이벤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생일 이벤트에 얼마가 쓰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월 중국 팬들이 1시간 동안 모은 금액만 230만위안(약 3억9510만원)에 달한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더타임스에는 지민의 생일을 축하하는 전면 광고가 실렸으며,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 위로 ‘해피 지민 데이(HAPPY JIMIN DAY)’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떠올랐다. 지민바차이나 트위터 캡처
중국이 ‘연예계 정화운동’을 선언한 지 50여일이 지났다. 5년째 이어지는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류문화를 금지한 조치)’이 해제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고강도 제재가 시작됐지만 K팝 시장과 팬덤은 이미 중국 국경을 넘은 상태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 모양새다.
중국 당국의 팬덤에 대한 규제 조짐은 지난 8월 말부터 시작됐다. 중국 공산당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팬덤 현상을 ‘병든 현상’으로 규정하며 연예인 모금 팬클럽 해산,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 금지, 음원 중복구매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일환으로 방탄소년단, 아이유, 소녀시대 태연, 엑소 세훈, 블랙핑크 로제·리사 등을 포함한 21개의 웨이보 팬 계정이 정지됐다.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였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7일 “중국의 스타 추종 문화는 한국이 근원”이라며 “외국 연예인, 특히 한국 아이돌의 팬클럽이 연예계 정화 조치의 대상이 될 것이다. 문제 있는 방식으로 중국 팬들로부터 돈을 버는 외국 기업들이 규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규제의 칼날에도 정작 K팝 시장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하루에만 주가가 9% 넘게 폭락했던 2016년과는 다르다. 이미 한한령 이후 한국 아이돌의 중국 내 활동이 막혔던 국내 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대신 전 세계로 시장을 넓혔다. 일본에 이어 국내 음반 최대 수출국 2위로 이름을 올리던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2위 자리를 내줬다. 그렇다고 중국에 대한 음반 수출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한 수출액 증가율은 117.2%에 달했고 일본, 대만, 홍콩에서도 93.4%, 59.9%, 58.5% 늘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이제 낯설지 않다.
무대가 넓어지면서 음반 판매량도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게 됐다. 18일 가요계에 따르면 최근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정규 2집 ‘노이지(NOEASY)’가 가온차트 기준 122만8591만장이 팔리면서 하이브(방탄소년단·세븐틴), SM엔터테인먼트(엑소·백현·NCT 드림·NCT 127), YG엔터테인먼트(블랙핑크) 등 가요계 ‘빅4’ 기획사 모두 밀리언셀러를 배출하게 됐다.
올해 1∼9월 누적 톱400 기준 앨범 판매량은 4300만장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4분기 판매량을 합산하지 않았지만 사상 처음으로 4000만장을 웃돈 지난해 판매량을 벌써 넘어섰다. 연말에 4분기의 음반 판매량 집계가 반영된다면, 연간 판매량 5000만장 돌파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오히려 4분기 앨범 판매량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총 피지컬 앨범 판매량은 6000만장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최근에 나온 중국발 팬덤 규제 조치가 아직까지는 K팝 앨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K팝 앨범 수출 대상 국가 수는 2012년 23개 국가에서 2021년 88개 국가로 65개국이 늘어났다”며 “해당 기간 동안 일본과 중국에 대한 수출액 비중이 낮아지고, 미국과 기타 국가의 비중이 높아진 것은 K팝이 최근 중국발 팬덤 규제와 같은 특정 국가의 사회, 정치적 이슈로부터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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