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개비 제거 시킨 선주.."본인도 잠수 전문 지식 없어"

김수근 2021. 10. 18.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전남 여수의 요트 정박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열아홉살 홍정운 군.

요트의 선주가 홍 군에게 잠수를 해 따개비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정부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몸에 맞지도 않는 장비를 빌려다 줬던 선주는 장비 점검을 하지 않은 건 물론이고, 본인도 잠수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수근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6일 오전 10시 50분쯤.

해경 구조선박 한 척이 항구로 다가옵니다.

구조대원들이 다급하게 정박해 있는 한 배로 뛰어 갑니다.

여수해양과학고 3학년 홍정운 군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 이미 10분 정도 지난 상황이었습니다.

홍 군은 이 배 아래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는 잠수 작업에 투입됐다가 바다에 빠져 숨졌습니다.

사고 당일 선주는 홍 군에게 빌려온 잠수 장비를 줬는데 몸에 맞지도 않았고, 사용법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홍성기/故 홍정운 군 아버지] "285(밀리미터)를 신고 있습니다, 신발을. 근데 오리발을 빌려온 게 성인 한 뼘밖에 안 되는 걸 가져왔어요. 잠수복도 굉장히 작은 걸. 그날 (잠수가) 처음이기 때문에 웨이트(납 벨트) 먼저 안 풀고…"

고용노동부의 조사 결과 선주는 잠수 자격이나 면허가 없는 홍 군에게 잠수 작업을 하라고 시켰습니다.

잠수용 기구들을 점검 하지 않은 것은 물론, 2인 1조 작업이나 감시인 배치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선주 본인도 잠수 작업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관계자] "공기통·수중 시계·압력계 이런 걸 지참하도록 해야 되죠. 사장이 잠수 관련된 전문 지식이 없으니까 그런 걸(어떤 게 필요한지) 모르죠."

사고 나흘 뒤에도 문제의 요트에 손님을 태우고 영업했던 선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고 선주]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 따로 하신 적 없으세요? 미안하지 않으세요?)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제가 지금은 유족들 때문에 드릴 말씀이 없어요."

"현장실습생 죽이지 말라"

숨진 홍 군의 가족과 친구들은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호영/故 홍정운 군 친구] "안 믿겼어요, 그냥. 남한테 피해를 주지 못하는 그런 아이였어요. 곤란한 일 있으면 도와준다 하고…"

[홍성기/故 홍정운 군 아버지] "다음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저런 분들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고는 학생인 현장 실습생에게도 일반 노동자들과 똑같이 안전규정을 적용하도록 법이 바뀐 이후 발생한 첫 사망사고입니다.

고용노동부는 12건의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해 법인과 선주를 입건했고, 해경도 선주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이주혁 / 영상편집: 나지연 / 영상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이탄희 의원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나경운, 이주혁 / 영상편집: 나지연 / 영상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이탄희 의원실

김수근 기자 (bestroo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08128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