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돋보기] 국민의힘 제주토론회 다시보기..정치인의 공약이란?

김익태 2021. 10. 1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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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7시뉴스 제주는 오늘부터 '김익태의 제주 돋보기'코너를 새롭게 마련합니다.

매주 한 차례 제주사회의 현안과 미래를 심층적으로 살펴볼 텐데요.

오늘은 첫 순서로 지난주 제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열린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되짚어보겠습니다.

김익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이제 14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후보, 정의당에선 심상정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고요.

조만간 안철수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국민의당에서 대선후보를 정하게 되면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는 모두 확정됩니다.

[앵커]

아무래도 관심은 제1야당의 대선후보에 쏠려 있는데요.

지난주 국민의힘 최종 경선후보 4명이 직접 KBS제주방송총국에 와서 토론회를 하지 않았습니까?

제주에서 열린 사상 첫 대선 토론이죠?

[기자]

네, 비록 당내 경선이긴 하지만 후보들이 직접 참여한 사상 첫 제주지역 대선 토론회였습니다.

제주는 아무래도 유권자 수가 적다 보니까, 대통령선거에서 독자적으로 토론회를 열기는 쉽지 않죠.

[앵커]

그런데 어떻게 제주지역 토론회가 열리게 된 겁니까?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4강에 들어가서 제주토론회가 열린 것 아니냐는 말들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토론회 일정은 4강 후보 결정 전에 이미 잡혔습니다.

제주지역이 아무래도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보니 국민의힘 제주도당 차원에서 당세 확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요구를 했고요.

아무래도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죠.

사람들을 모아서 여는 권역별 합동연설회를 하지 못하다 보니 TV토론을 선거운동의 대안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이준석 당대표가 '토론 실력'을 중시하지 않습니까?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돼 3주간 열 번이라는 꽤 많은 토론회를 열기로 하면서 제주에서도 토론회가 열리게 된 겁니다.

[앵커]

제주에서 열린 첫 대선 토론회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 열리는 제주지역 대선 토론회다 보니, 토론회를 직접 관전할 방법을 묻는 시청자들의 문의도 많았고요.

토론회가 열리는 KBS제주방송총국 사옥 앞에는 토론회가 열린 당일 오전부터 각 후보의 지지자가 몰려들었습니다.

비교적 차분하던 분위기는 후보들이 도착할 때마다 구호를 외치는 지지자들로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전직 제주도지사이다보니 원희룡 후보의 지지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만, 유승민, 홍준표, 윤석열 후보의 지지자들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토론회를 10분 정도 앞두고 열린 포토 타임 시간엔 해프닝도 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제주 정권! 교체!… (제주 정권을 교체?) 정권! 교체!… (저 친구 우리 당 사람이야?) 맞아."]

[앵커]

제주 정권 교체하면 국민의힘 도지사를 바꿔야 된다는 말이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죠.

정권교체를 강조하다 보니 중앙당 당직자가 제주 정권교체라고 선창 구호를 잘못 말하면서 한바탕 웃음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제주지역 토론회다 보니 제주관련 공약과 현안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죠?

[기자]

과연 대선후보들이 제주 현안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우려도 있었는데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대선후보들이 제주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는 제공해드린 듯 합니다.

대선 후보들의 제주 공약은 후보들이 모두 확정된 후에 비교 분석해드리도록 하고, 오늘은 정치인의 공약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정치인들의 선거공약 하면, 주로 빌 공자 공약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그런 비난들이 많은데, 하지만 그런 방식의 비판은 정치를 더욱 냉소적으로 만들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냉소주의는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가로막고 결국, 기득권자들의 정치 독점만 강화하게 되는데요.

"국민을 앞선 훌륭한 정부는 국민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고, 국민보다 뒤 쳐진 정부는 국민 수준과 동등하게 올라갈 것"이라는 19세기 스코틀랜드의 작가 새뮤얼 스마일스의 말처럼 정치와 국민의 수준은 정확한 비례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국민들의 요구만 쫓아가다 보면 인기영합주의 공약으로 빠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죠. 그런 현상 때문에 포퓰리즘 정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죠.

하지만 포퓰리즘이 인기영합주의라는 부정적 의미도 있지만, 기성 정치 엘리트를 대체하고 국민주권의 정신을 되살리는 긍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 불평등이 구조화된 한국사회이다 보니 복지의 강화에 대해선 모든 정치인이 동의합니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달성하느냐인데요.

후보들의 공약을 판단하려면 목표도 목표지만 그 목표를 이루려는 방법을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후보들의 토론을 직접 들어보시죠.

[유승민/국민의힘 경선후보 : "복지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데 증세 반대하셨어요. 세금은 안 걷고 어떤 복지를 할 거냐?"]

[윤석열/국민의힘 경선후보 : "성장과 복지의 공정한 선순환이다."]

[유승민/국민의힘 경선후보 : "국가 부채 더 늘릴 수 없지 않습니까. 세금도 더 늘리지 않으면서 복지를 늘릴 방법이 없거든요."]

[윤석열/국민의힘 경선후보 : "증세 필요합니다."]

[앵커]

복지를 늘리려면 결국 재원이 필요한데, 그렇다면 증세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질문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복지는 늘려야 하고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엔 한계가 있고, 국가부채는 늘리면 안 되고, 그렇다면 증세밖에 대안은 없는데 문제는 세금 올리는 걸 좋아하는 유권자들은 없다는 거죠.

정치인은 바로 이런 딜레마를 푸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지지후보를 결정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 역시 이런 현실적 대안을 누가 제시하느냐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고 해도 정확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 또한 정치인에게 필요한 중요한 덕목 아닐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목표를 정확히 제시하고 국민들과 함께 과제를 헤쳐나가는 것 또한 정치인에게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목표가 장밋빛 청사진으로 그치는 건 아닌지도 유권자들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토론 내용 직접 보시죠.

[원희룡/국민의힘 경선후보 : "잠재성장률 3%가 됐다고 치고요. 5만 불이 되려면 몇 년이 걸립니까."]

[홍준표/국민의힘 경선후보 : "계산을 다시 해보겠습니다. 밑에 전문가들이 주길래 그게 참 좋은거다라고 생각했죠."]

[앵커]

원희룡 후보가 홍준표 후보를 집중 공격했던 내용인데요.

홍 후보가 마지막 부분에 반격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약의 현실성을 검증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후보가 그동안 어떤 성과를 쌓아왔는가를 놓고 판단하는 건데요.

코너로 몰리던 홍 후보가 이렇게 반격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원희룡/국민의힘 경선후보 : "문재인 정부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부의 아류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경선후보 : "원 지사 지사 7년 하면서 그대로 해왔습니까."]

[원희룡/국민의힘 경선후보 : "네."]

[홍준표/국민의힘 경선후보 : "그래서 제주도민의 삶이 나아졌습니까?"]

[앵커]

물고 물리는 90분간의 토론회였는데요.

정작 정치권에선 토론회 전에 있었던 윤석열 후보의 발언이 더 쟁점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열린 제주선대위 임명식에서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한 윤 후보의 발언으로 며칠간 시끌벅적했는데요.

유권자들이 선거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도 이처럼 정치인들과 언론에서 주목하는 의제에 너무 끌려가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정치공방에만 관심을 두다 보면 정작 우리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사례로 든 토론내용도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따진 게 아니라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볼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는 점,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김익태의 제주 돋보기 첫 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익태 기자 (k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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