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올해 지역 전문대 '위기' 전망..이유는?

유진환 2021. 10. 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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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위기에 놓인 지역 전문대 문제,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유진환 기자, 지난해 대규모 신입생 미충원 사태가 발생했던 지역 전문대학들이 올해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왜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기자]

네, 지난 입시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지역 전문대학 대부분의 신입생 충원율이 60-80%선에서 그쳤습니다.

학생 10명을 모집하는데 2명에서 4명은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거죠.

지역 전문대 입장에서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먼저 구체적인 통계표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정원내 신입생 충원률을 비교해봤습니다.

충원율이 비교적 많이 떨어진 지역 전문대들의 상황인데요.

보시면 거의 90% 이상 수준에서 70%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대전보건대 같은 경우는 매년 100%에 가까운 충원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 70%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곳은 5백여 명의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경우까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지역 전문대학들이 수시 1차 모집을 마감했는데 14개 지역 전문대 가운데 2-3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모두 하락했습니다.

지역 전문대들의 경우 수시 1차에서 80% 안팎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어 신입생 모집에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시 1차 경쟁률이 떨어지면서 지난 입시보다 다가오는 입시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이렇게 갑자기 지역전문대학들의 신입생 충원률이 낮아진 원인,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가장 큰 원인은 학령인구 감소, 즉, 대학 정원에 비해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수가 적어진 것입니다.

결국 저출산 문제가 누적돼오다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였던 충청권에서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이런 문제가 표면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출산 통계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보시면 2019년 입시대상자죠.

2,000년에 출생자가 전년보다 2만 명가량 늘었습니다.

밀레니엄베이비라고 해서 당시 출생아가 늘었습니다.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빚어진 2021학년도 입시 대상자는 2002년에 태어난 학생들입니다.

보시면 1년 전보다 6만 명가량 출생자가 줄었습니다.

지난 2021학년도 입시에서 전문대를 포함한 전국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이 4만 5백여 명입니다.

1년전 미달 인원 만 4천여 명과 비교하면 3배나 되는 규모인데요,

출생아 감소가 2021학년도 입시에서 대규모 미충원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2022학년도 입시에서는 대학 진학 학령인구가 지난 입시보다 9천명 가량 더 감소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미충원 인원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고 지역 전문대학들의 위기감도 그만큼 더 높아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학령인구 감소가 계속된다면 지역 전문대학들의 위기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데요.

지역 전문대학들이 전례가 없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네, 전례가 없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가 좀처럼 들어보지 못한 교수 명예퇴직입니다.

대학교수라고 하면 우리사회에서 가장 인정받고 안정적인 직업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한 지역 전문대에서 교수 15명이 조기 또는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앞에서 보신 출생아 통계 다시 한번 보실까요.

보시면 2024학년도 입시 대상자인 2005년까지는 출생아가 감소하다 2025학년 입시 대상자인 2006년 출생아부터 다시 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7-8년 동안은 출생아수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때문에 지역 전문대학들은 2024학년도 입시까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그때까지만 살아남는다면 한 고비는 넘길 수 있다고 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따라 많게는 3백명의 입학정원을 축소하고 학과 통폐합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찾지 않는 학과나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들이 통폐합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안정적인 취업이 가능하고 경쟁력이 있는 보건계열의 강세는 여전하고 최근의 경향을 반영해서 웹튠이나 반려동물 등과 관련한 학과들을 신설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흔히 지역대학들의 미래를 말할 때 벛꽃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라는 농담 같은 전망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앞으로 지역 전문대학들의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안타깝지만 충청권 대학들을 말할 때 최고의 경쟁력이 수도권과 인접한 것이다라는 이런 평가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역대학 가운데 충청권 대학들이 수도권을 제외하면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가장 늦게 받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도권 전문대에서도 신입생이 미충원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지역은 물론 수도권 4년제 일부 대학에서도 미충원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전문대 입장에서 본다면 이제는 수도권 전문대학이나 4년제 대학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최근 전문대에서 높은 취업률 때문에 인기가 많았던 공과 계열 학과들의 경쟁률이 예전만 못하다고 합니다.

4년제 대학에도 중복되는 학과가 많다 보니까 4년제 대학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지역 전문대학들은 결국, 4년제 대학이나 수도권 전문대학들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특성화를 해야만 학생들을 모을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이렇게 스스로의 미래를 진단하고 있습니다.

유진환 기자 (mir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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