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50억 퇴직금 조사 난항..보고서 기한 1주일 연장
화천대유 "산재 보고서 제출할 테니 시간 달라 요청"
과도한 퇴직금 근거인 취업규칙 확인도 '지지부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에게 산재 위로금과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준 것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화천대유가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다 고용부가 강제로 조사할 권한이 없어 진상을 밝히는데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현장조사를 통해 화천대유 내에서 산재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결국 확인하지 못했다. 화천대유가 고용부의 공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며 산재조사표를 제출할 테니 기한을 늘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강제수사 권한이 없는 고용부 조사로는 곽 의원 아들의 산재 여부를 밝히는 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오늘 방문해서 만난 화천대유 관계자가 공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해와 산재조사표 제출 기한을 1주일 연장했다”며 “1주일 뒤 화천대유가 제출할 서류를 통해 산재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는 지난달 서울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던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것이 대가성이 아니냐는 질문에 “곽 의원 아들이 산재를 입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지난 10일에도 “그 분 나름대로 저희 일을 하면서 재해를 입었다”며 “(일반적으로) 어떤 평가보다 많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희 회사에서 기초적인 절차와 원칙으로 여러 가지 정상적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의 아들도 입장문을 통해 거액의 퇴직금을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산재를 꼽았다. 그는 “2018년부터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침이 끊이지 않고, 이명이 들렸으며,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이 생겼다. 증상이 계속 악화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점차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며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받은 것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 악화에 대한 위로”라고 주장했다.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산재 발생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화천대유는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산재를 단 한 건도 신고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73조 1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재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을 입거나 질병에 걸린 사람이 발생한 경우, 산재 발생일로부터 1개월 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관할 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 1일 화천대유에 산재조사표를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73조 2항에선 ‘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부터 산업재해조사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명령을 받은 경우 명령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이행한 때에는 제1항에 따른 보고를 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천대유는 제출기한인 지난 15일까지도 끝내 산재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
화천대유가 퇴직금 관련 사항에 대해 위법 사항에 대한 조사도 순탄하지 않은 실정이다. 고용부는 지난 7일 화천대유 측에 취업규칙도 15일까지 제출하라고 통지했고 이를 제출 받았다. 곽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 퇴직금 차등 설정에 해당하는지 보기 위해서다.
현행 근로자퇴직연금보장법에 따르면 퇴직금도 직위나 직급 등에 따라 지급 기준이나 지급률을 달리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만일 곽 의원의 아들만 거액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취업규칙이 명시하고 있으면 위법 소지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화천대유가 고용부에 제출한 취업규칙에는 퇴직금 관련 내용이 빠져 있었다. 이에 고용부는 취업규칙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제출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화천대유의 취업규칙 중 퇴직금 부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보완 서류를 확인해야 문제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훈 (hooni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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