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말 많은 신공항 '기부 대 양여'..왜?
[KBS 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거대한 인공 호수를 중심으로 공공시설과 주거 단지들이 들어서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의 모습인데요.
대구에도 이르면 10년 뒤쯤 이런 모습을 갖춘 신도시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로 대구공항과 군공항이 떠나고 난 뒤 개발되는 K2 이전 터 이야깁니다
K2 이전 터는 팔공산과 금호강을 활용한 수변도시의 모습으로 재탄생할 예정입니다.
핵심 시설이 될 수변 공간에는 지역 물기술을 활용하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4차 산업단지 등이 조성될 예정이고요.
대규모 주거단지, 상업 시설과 함께 드론 택시와 같은 미래형 교통 수단도 들어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K2 이전 터 개발을 위한 선제 조건이 있죠.
바로 군공항과 대구공항의 원활한 이전입니다.
공항 이전은 오는 2024년에 시작돼 2028년쯤 마무리될 예정이고요.
K2 이전 터 개발은 2028년부터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사업 방식이 이전과 개발의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공항 이전과 개발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 되는데요.
기부 대 양여 방식은 민간 사업자가 먼저 신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국방부가 기존 군공항 터를 사업 시행자에게 양여한 뒤, 민간 사업자가 양여받은 터를 개발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형태입니다.
다소 복잡하죠. 좀 더 쉽게 들여다보면요,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에 약 10조 원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선정한 민간 사업자가 직접 투자해 신공항을 건설한 뒤, 남은 K2 터를 개발해 투자금을 환수하고 수익까지 내야한다는 겁니다.
짧게 잡아도 10년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민간 사업자의 부담이 매우 크다보니 실제 사업에 참여하려는 업체가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사업 시행자인 대구시를 대신해 민간 사업자가 대규모 재원을 직접 조달해야하는데 정작 K2 터의 현재, 미래 가치에 대한 자료도 없고, K2 공항 터가 국유재산이다보니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할 수도 없습니다.
사업 기간도 매우 길다보니 '기부 대 양여'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저금리 기조가 변동되거나 대구 지역 주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올 경우 민간 사업자의 참여 결정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앞서 창원과 전주, 부천 등에서 군 시설 이전 사업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한 바 있습니다.
대부분 사업비가 당초 예산안을 넘었고 개발지 주변 민원 등으로 투자금 환수도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 지난 2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수십조원의 건설비가 국비로 지원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부 대 양여라는 사업 방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수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국비의 안정적 투입이나 정부 보증 약속 등 실효성 있는 안전 장치 마련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화천대유 사건, 2조 원대 개발사업에 30여 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그 이익 배분 문제로 여러가지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은 화천대유의 5배 이상 자금이 투입되는 유례없는 대규모 개발 사업입니다.
군공항과 민간공항이 성공적으로 이전하고 비리 등의 잡음없이 이전터 개발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구시의 긴밀한 협력과 대안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정혜미입니다.
그래픽:김지현
정혜미 기자 (wi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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