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기록으로 파헤친 위인들의 질병
[EBS 저녁뉴스]
모든 분야에 성실하고 완벽했던 세종대왕은 운동을 그토록 싫어했다고 합니다.
또 세계적 문호 도스토옙스키는 도박에 빠졌다고 하죠.
천재들의 이런 이상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를, 그들이 앓던 질병에서 찾은 책이 나왔습니다.
하찮아 보이는 작은 동물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책도 함께 소개합니다.
이번 주 읽어볼만한 도서 <지성과 감성>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에 손 꼽히는 위대한 임금입니다.
한글을 만들었고, 정치, 법령, 음악, 농학, 어느 하나 빠질 게 없는 성실한 완벽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딱 하나, 운동을 싫어했습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에서 그 이유를 찾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20대에는 무릎이, 30대부터는 허리가 아팠습니다.
40대부터는 눈이 시리도록 아프다 돌연 씻은 듯 낫는 증상이 반복됐습니다.
강직성척추염입니다.
그동안 알려져온 당뇨나 임질과는 또 다른 진단입니다.
통증으로 주저앉은 세종이 더욱 공부에 매진한 것은 아닌지, 저자는 추측해봅니다.
인터뷰: 이지환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저자
"그분이 얼마나 고통, 얼마나 질병에 고통을 받았으면 이렇게 삶이 바뀌었을까 하는 따뜻한 시선도 같이 있는 거죠. 그것은 당연히 업적에도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는 도박중독자였습니다.
그는 간질발작환자이기도 했죠.
흥분신경전달물질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 이는 종종 도박중독을 일으킵니다.
인터뷰: 이지환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저자
"질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삶을 자기가 싫은데도 살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삶을 알고, 그 사람이 간질 발작으로 고생하고 났다는 걸 알고 난 다음에 백치를 읽은 심정은 처음 읽을 때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정형외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는 기록을 뒤져, 위인들의 질병을 추적합니다.
추리소설 속 퍼즐을 풀어내듯 질병은 찾는 과정은, 마치 탐정과도 같습니다.
인터뷰: 이지환 /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저자
"이분들의 질병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느냐, 사실 그냥 접했을 때는 상당히 막막할 수가 있는데 우직하게 풀어낸 경우도 있습니다. 세종실록을 즉위년부터 승하하셨을 때까지 모든 기록을 다 읽고 질병을 하나하나 체크를 해서 (썼어요)"
하찮아 보이는 동물들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죠.
해파리는 눈도 없고 코도 없고, 뇌와 심장도 없지만 5억 년 전 인간이 나타나기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왔습니다.
가진 재주가 없어 보이는 금붕어는 놀랍게도 여섯 번째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이 알려주는 자연의 비밀 속으로 빠져보면 어떨까요?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