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사진작가 한정식 '고요' 연작전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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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사진작가 한정식(84)씨는 1960년대부터 50여년 동안 철학적 깊이가 깃든 이 땅의 정물과 풍경 사진을 찍으며 한국 사진사에 발자취를 남긴 대가다.
1일부터 서울 강남역 앞 미진프라자 빌딩 22층 사진전문공간 스페이스 22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고요'는 그의 말년에 창작된 핵심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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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사진작가 한정식(84)씨는 1960년대부터 50여년 동안 철학적 깊이가 깃든 이 땅의 정물과 풍경 사진을 찍으며 한국 사진사에 발자취를 남긴 대가다. 1982~2002년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로 봉직하면서 숱한 사진가들을 키운 교육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촬영한 대표작 <고요> 연작 25점만 모은 만년 전시회를 차렸다.
1일부터 서울 강남역 앞 미진프라자 빌딩 22층 사진전문공간 스페이스 22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 ‘고요’는 그의 말년에 창작된 핵심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한정식 사진 아카이브를 발굴·정리 중인 기획자 이일우씨 노력으로 모두 28점이 현상되어 나온 <고요> 연작들은 한국 사진사의 주류인 다큐 사진과 결이 다른 한정식 사진의 추상적 미학을 보여준다. 밀양 만어산에서 원형의 돌과 각진 바위가 만난 풍경을 포착한 사진이나 경주 불국사와 서울 수도산 봉은사에서 범종을 치는 당목의 갈라진 원형 단면을 클로즈업한 사진 등은 여느 사진작가의 시선, 감수성과는 구분되는 주관적인 작가 의식을 드러낸다.
피사체의 형상성을 초월해 존재의 본질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던 그의 사진 여정을 총체적으로 완성한 <고요> 연작에 대해 작가는 모든 대상과 움직임의 중심에 깃든 ‘고요’가 자신이 이루려 했던 하나의 세계임을 밝힌 바 있다. 사진이 만들어지는 순간은 그 사물의 의미와 작가의 내면이 만나는 찰나적 순간이며 사진가가 눈앞의 피사체가 사물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사진은 완성된다는 특유의 사진 철학이 전시에 녹아 있기도 하다.
<고요> 연작은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에도 다수 소개됐으나, 안타깝게도 당시 전시됐던 사진 실물들은 지난해 수장고 화재로 모두 소실됐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작가가 소장한 필름을 재현상해 새로 복원한 작품들로 채워졌다. 소실됐던 대가의 아카이브를 되살렸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국의 현대예술에서 <고요> 연작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작가가 아닌 작품 자체에 집중해 전시가 꾸려졌다고 이 기획자는 밝혔다. 한정식 작가는 2018년 이래로 건강이 나빠져 현재 작업을 하지 못하고 집에서 요양중이다. 전시는 27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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