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순환자원 늘려 유연탄 40% 감축.. "2030년 탈석탄 선언"

강재웅 2021. 10. 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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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앞장' 쌍용C&E 동해공장 가보니
2030년 유연탄 소비 제로 목표
국내 최대 폐열발전·ESS설비 갖춰
순환자원으로 화석연료 의존도↓
지난 15일 쌍용C&E 동해공장에서 이현준 쌍용C&E 대표가 탄소중립 투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재웅 기자
쌍용C&E 동해공장 직원이 폐기물을 분쇄하고 저장하는 분쇄동에서 산처럼 쌓인 분쇄물을 확인하고 있다. 쌍용C&E 제공
시멘트업계에 '제2의 에너지 혁명'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제2의 에너지 혁명은 업체들이 유연탄에 의존하던 소성로 연료를 순환자원으로 빠르게 대체해 선제적인 탄소중립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

지난 15일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KTX를 타고 2시간이상 걸려 도착한 쌍용C&E 동해공장이 대표적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 4배, 약 1130만㎡(약 342만평) 부지에 들어선 세계 최대 규모의 시멘트 공장으로 오는 2030년 유연탄 소비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순환자원을 대거 확대하고 있는 곳이다.

이현준 쌍용C&E 대표는 "시멘트 업계는 오일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벙커C유를 유연탄으로 전환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유연탄을 또다시 순환자원으로 대체해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탄소를 줄일 수 있는 혁신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제2 에너지 혁명이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쌍용C&E는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2008년부터 폐합성 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대체에 공을 들이면서 유연탄 소비량은 지난해 150만t에서 올해 90만t수준으로 40%감축을 내다보고 있다. 2025년까지 70~80% 수준까지 낮춘 뒤 2030년도에는 유연탄 소비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기존 쌍용양회에서 쌍용C&E로 사명도 바꾸고. '탈석탄 경영'을 업계 최초로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쌍용C&E가 시멘트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폐기물로 대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주원료인 석회석이 고온의 에너지로 가열되는 소성 과정에서 시멘트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또 유연탄 공급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 시멘트의 제조원가의 30%를 차지한다. 고비용, 다량의 탄소배출로 순환자원 활용은 숙명으로 받아들여졌다.

공장을 방문한 날은 기습폭우에도 공장은 가동중이었다.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생산하는 킬른(소성로)은 초고온의 열과 수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시멘트 공장의 심장인 킬른은 통상적으로 고온의 소성과정을 거치면서 클린커를 생산하고, 생산된 클링커를 다시 급랭하는 과정을 통해 양질의 시멘트 제품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 1450도 이상의 온도에서 생성된 클리커가 냉각과정을 거치면서 약 350도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고온의 열원 대부분은 그대로 대기에 배출해 왔다.

하지만, 쌍용C&E는 이 열을 폐열발전설비로 구축해 재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13만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전력비 33%인 270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또 2030년까지 탄소 저감을 위한 2820억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다가 전력비가 저렴한 심야시간에 전력을 충전해 전력비가 높은 낮시간에 대신 활용하는 22MWh 규모의 ESS 설비를 가동하는 등 온실가스 절감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폐열발전설비와 ESS설비 역시 국내 최대 규모다.

공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곳곳에 널려진 폐타이어였다. 원형 그대로의 타이어뿐만 아니라 잘게 쪼갠 타이어가 마치 산처럼 쌓여 있었다. 이 타이어들은 킬른에 불을 지필 때 유연탄 대신 사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폐타이어를 사용하면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원용교 쌍용C&E 동해공장장은 "소성로의 온도가 2000도에 달해 타이어 안에 있는 철심까지 모두 녹아 없어진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 발생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한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원 동해공장장장은 "가연성 폐기물을 섞어 제조한 시멘트를 유럽과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선 '에코 시멘트', '그린 시멘트'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이를 '쓰레기 시멘트'라고 부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장에선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이 시멘트 순환자원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날 현장을 함께 방문한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인 김진만 공주대 교수는 "이미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선 수십 년 전부터 화석연료를 가연성 폐기물로 대체해 순환자원 재활용 기술을 실용화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폐플라스틱이 증가하고 있어 이를 매립하고 소각하는 것보단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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