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없었다.. 고성만 오간 '이재명 국감'

경기도 국감 '대장동 난타전'
李 "부정거래했다면 100% 환수"
"前정권이 공공개발 막아" 역공
국민의힘 "의혹의 몸통" 총공세

"김만배 잘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오전 경기 수원 경기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8일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 "만약 부정거래가 있었다면 협약을 해지하고 개발이익을 100%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당시 청렴이행각서는 의무가 아니었지만 관련사업자들의 부정거래 시도를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받아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지목된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와의 관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국감에 참석한 이 지사는 양기대 민주당 의원이 앞서 이 지사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한 배경을 묻자 "수치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어 초과이익 환수 논란을 지적하는 정의당 이은주 의원의 지적에 "예정된 이상의 이익이 생기면 민간사업자가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특히 당초 성남시에서 추정하던 이익금 6156억원 중 70% 수준을 환수한 것과 관련, "과거 기준으로 판단하면 70% 환수한 게 결코 잘못하거나 부족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이 지사라며 이 지사를 정조준했다. 이에 이 지사는 '화천대유 게이트' '돈 받은 자가 범인'이라고 맞받았다.

이 지사는 오히려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공공개발을 못하게 막았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는 등 거센 반발을 샀다.

구속된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에는 선을 긋는 대신 관리 책임을 거듭 인정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유 전 본부장이 무기징역으로 갈 것 같은데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되면 사면할 것인가'라고 묻자 "말이 안 된다. 그런 부패사범을 어떻게 사면하느냐"고 일축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 '아수라'의 한 장면을 틀며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자가 이재명, 실무자가 유동규"라고 몰아붙였고, 이 지사는 "저는 대장동을 설계했지 대장동 게이트를 설계한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출신인 김용판 의원은 이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이래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제한하자는 것"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야당의 특별검사 도입 촉구에 대해 "저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만들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거부했다.

집권여당 대선주자의 국감장 등판으로 여야는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하는 기싸움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결정적인 한 방은 없이 변죽만 울린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