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밀리면 끝" 반도체 삼국지..'삼성·TSMC·인텔'

서영민 2021. 10. 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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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 삼국지'가 펼쳐집니다.

최근 뒤처지던 인텔이 부활을 선언하며 공격적 투자를 합니다.

파운드리 1위 TSMC는 일본과 손잡았습니다.

삼성전자는 이 패권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봅니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이 세 회사를 비교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는데요?

[기자]

컴퓨터의 두뇌를 만드는 인텔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고, 삼성은 그냥 메모리, TSMC는 남이 주문하는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만 뛰어난 회사였는데, 이 세 회사가 비교 대상이니까,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주가를 보면 인텔이 뒷걸음질 많이 쳤구나. 바로 알 수 있습니다.

TSMC는 놀랍게 치고 나갔고, 삼성도 커졌는데, 인텔은 기술 경쟁에 실패하고 새로운 CPU도 못 내놔서 뒤처졌습니다.

[앵커]

그런 인텔이 요즘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고요?

[기자]

네, 초미세 공정 경쟁.

삼성과 TSMC가 3나노, 5나노 공정 얘기할 때, 14나노에 머물렀던 인텔에서 드디어 내년에 7나노 CPU가 나옵니다.

투자 많이 해서 2나노 제품도 빨리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또 포기했던 위탁 제조, 파운드리도 다시 도전합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 얘기, 유럽 110조 원 투자 얘기가 있고, 애리조나에는 이미 23조 원을 써서 새 공장 짓고 있습니다.

[팻 겔싱어/인텔 최고경영자/지난달 24일 : "우리는 애리조나와 인텔이 세계 첨단 반도체 공급의 선두주자가 되길 바랍니다. 미국이 반도체의 미래를 이끌 때 우리가 힘을 보태게 될 것입니다."]

[앵커]

인텔이 위협적인 또 다른 이유, 미국 정부의 지원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반도체가 산업의 인프라라며 지원하는 바이든 정부가 뒤에 있습니다.

사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을 보면, 미국에 공장만 지으면 미국 기업이건 해외 기업이건 관계없이 보조금 주고, 세금도 깎아주게 돼 있습니다.

그게 삼성과 TSMC가 이번에 공장 짓는 이유기도 하고요.

그런데 인텔은 추가 보조금을 더 달라, 이건 미국 기업만, 우리만 달라며 미국 정부 압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 상황도 심상찮은데, 일본과 손잡았다고요?

[기자]

네. 타이완 TSMC가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일본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특히 건설 비용 중 절반, 5조 원 안팎을 일본 정부가 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앵커]

일본이 많이 다급한가 봐요?

[기자]

일본 자동차 업계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요,

또 반도체 '부활'도 꿈꾸고 있기 때문에 TSMC가 절실하게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지난 14일 : "TSMC의 총 1조 엔(10조 원) 규모의 대형 민간 투자 등의 지원에 대해서도 경제 대책에 포함 시켜 가겠습니다."]

일본이 TSMC 편이 된다. 이거 삼성 입장에서 달가울 리가 없겠죠?

당장 외신들은 한국이 보조금에 문제를 제기하며 WTO에 제소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앵커]

우리 삼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요즘 주가가 많이 내려서 불안한 분들 많으시죠.

최근 주가 흐름 그래프 보면, 다른 반도체 회사 주가나 나스닥 지수는 괜찮은데, 삼성만 빠졌습니다.

삼성이 유리하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고 봐야겠죠?

메모리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고 파운드리를 키워야 하는데, 1위인 TSMC가 워낙 앞서나가고 영업이익을 독식합니다.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집니다.

게다가 이제 인텔이 따라오려고 합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런 삼성의 처지를 '하드웨어 산업'의 한계라고 보는데, 메모리는 말씀드린 대로 수익성 한계를, 파운드리는 '이익 상충'을 꼽았습니다.

애플이 처음엔 아이폰 핵심 칩 AP를 삼성에 주문하다 TSMC로 옮겼는데, 경쟁자인 삼성에 핵심부품 제조를 믿고 맡기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거죠.

그렇다고 하드웨어 말고 서비스로 진출하려고 하면 구글 같은 협력사와의 관계 때문에 어렵다, 무료 음악 서비스 '밀크'가 그래서 실패했단 거죠.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과제입니다.

[앵커]

듣다 보니 걱정이 커지는데, 어둡기만 합니까?

[기자]

최근에 삼성이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우수하단 거죠.

전반적인 파운드리 수준은 아직 떨어지더라도, 초미세 공정은 승부를 볼 수 있단 전략이 엿보입니다.

지정학적으로 미·중 경쟁 구도에서 타이완보다는 한국이 좀 더 안정적인 동반자라는 분석도 있긴 하고요.

파운드리 회사를 따로 만들어서 이해 상충 없애면 어떠냐, 는 조언부터 자율주행이나 AI는 이해 상충이 없다, 테슬라나 엔비디아는 경쟁자가 아니잖느냐, 미래 산업 파운드리는 여전히 유망하고 협력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앵커]

반도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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