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얀센 추가접종 조속 수립" 지시 배경은

조승한 기자 2021. 10.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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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감염예방률 3%까지 급감 결과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제약 부문 계열사인 얀센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으면 항체 수준이 첫 접종 때 보다 9배 높아졌다는 초기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존슨앤드존슨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부스터샷)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에서 얀센 백신을 접종한 재향군인들을 분석한 결과 백신의 감염 예방률이 최근 3%까지 떨어졌다고 보도된 이후 나온 지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 중 전문가 자문과 다음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를 거쳐 계획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참모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얀센 백신 추가 접종 계획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 CNN은 앞서 17일 아서 월러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마취과 교수팀이 14일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올해 2월부터 8월 13일까지 얀센 백신과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중 한 종류를 완전접종한 재향군인 61만 9755명을 분석한 결과다. 얀센 백신은 1회 접종하면 접종이 완료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2회에 걸쳐 접종해야 접종이 완료된다.

백신별 감염 예방률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결과 얀센 백신의 감염 예방률은 3월 88%에서 8월 3%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백신은 91%에서 50%로, 모더나 백신은 92%에서 64%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보호 기능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특히 얀센 백신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염에 대한 보호 기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감염 예방률의 저하는 7~8월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접종자가 감염되는 돌파감염의 수가 늘어난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접종자의 코로나19 진단 음성 비율을 보면 7월 23일에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94%, 얀센이 88%로 미접종자의 음성 비율인 74%와 큰 차이가 났다. 그러나 이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에서 모두 돌파감염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돌파감염 양상은 7월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출현한 것과 겹치는 시간적 경향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도 2회 접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 전문가들은 15일 만장일치로 얀센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에 대해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 이들이 권고한 얀센 백신 부스터샷 접종대상은 18세 이상 백신 접종자 전부다.

위원들은 얀센 1회 접종 효과가 빨리 감소한다며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폴 오핏 FDA 자문위원은 CNN에 “얀센 백신을 1회 접종한 사람은 누구든 2차 접종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얀센 백신이 대유행의 긴급성이 없었다면 2회 접종됐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얀센 백신은 돌파감염자 발생률이 가장 높은 백신이다. 이달 3일 기준 돌파감염자 발생률은 얀센 백신 접종자가 0.216%로 화이자 0.043%, 아스트라제네카 0.068%, 모더나 0.005%에 비해 높다. 방역당국은 얀센 백신이 주로 사회활동이 활발한 30~40대 예비역을 대상으로 접종된 만큼 돌파감염 발생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18일 0시 기준 146만 9239명이 얀센 백신을 접종했다.

대통령 지시 이후 방역당국은 이번주 전문가 자문, 다음주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거쳐 추가접종 계획을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8일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코로나19 특집브리핑에서 “미국 FDA 자문위원회 권고도 있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교차접종한 결과도 제시한 바가 있어 그런 모든 국내외 자료를 현재 분석하고 있다”며 “이번주 전문가 자문과 다음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을 거쳐 얀센 백신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을 더 빨리 결정해 안내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접종 6개월 이후 추가접종이 이뤄지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접종간격 6개월 이전에도 추가접종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정 청장은 추가접종 시점에 대해 “6개월이 지나야 접종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6개월 도래 시점이 12월이기 때문에 그 전에 근거를 리뷰해 추가접종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답변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얀센은 부스터샷의 접종 시점을 접종 2~6개월 후로 보고 임상시험을 진행해 FDA에 부스터샷 승인 신청을 냈다.

국내 얀센 백신 효과의 분석에 대해 정 청장은 “얀센 백신 접종자들의 돌파 감염과 백신 효과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며 “접종자 100~200명을 표본으로 중화항체가가 얼마나 높이 올라가고 얼마나 빨리 떨어지는지도 자료 분석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을 화이자 혹은 모더나 백신으로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FDA 자문위원회는 얀센 백신의 부스터 샷으로 교차접종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달 13일 메드아카이브에 실린 미국 내 부스터샷 교차접종 임상시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얀센 백신 1회 접종자가 부스터샷으로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을 맞으면 얀센 백신만 맞았을 때보다 중화항체 수치가 각각 35배, 76배 증가하지만, 얀센 백신으로 추가 접종하면 4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얀센이 FDA에 자사의 백신으로만 부스터샷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만 승인 요청을 했기 때문에 FDA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FDA가 수용하고 이달 말 부스터샷을 긴급승인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미국 CDC가 논의 후 최종 승인을 결정한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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