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쇼팽 콩쿠르'..조성진의 영광, 누가 이을까

임석규 2021. 10. 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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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성을 얻은 피아니스트들이 모두 콩쿠르 우승자는 아니다.

시인이기도 한 오스트리아 출신 '피아노 거장' 알프레트 브렌델은 이탈리아 볼차노 콩쿠르 3위가 수상 경력의 전부다.

여러 차례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쇼팽 콩쿠르는 지난 대회 조성진의 우승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지만, 그 전에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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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격 콩쿠르 팬데믹 탓에 1년 연기 끝에 열려
12명 결선 이혁 포함..21일 새벽 최종 우승 발표
피아니스트 이혁. 금호문화재단 제공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피아니스트들이 모두 콩쿠르 우승자는 아니다. 시인이기도 한 오스트리아 출신 ‘피아노 거장’ 알프레트 브렌델은 이탈리아 볼차노 콩쿠르 3위가 수상 경력의 전부다. 그가 참가한 유일한 콩쿠르였다. 하지만 콩쿠르 우승이 피아니스트에게 엄청난 도약의 발판이 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조성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제18회 쇼팽 콩쿠르가 지난 2일부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고 있다. 조성진이 우승한 2015년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원래 5년 단위로 열리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대회가 1년 연기됐다.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 마르타 아르헤리치(65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75년), 스타니슬라프 부닌(85년) 등 역대 우승자들의 빛나는 이름이 대회의 권위와 명성을 끌어올려왔다. 이번 대회 경연이 진행되는 내셔널 필하모닉홀은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참가자들의 연주를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쇼팽 콩쿠르는 전세계 음악팬들의 축제가 되고 있다.

제18회 쇼팽 국제 콩쿠르 포스터.

세차례의 본선을 통과한 12명이 겨루는 최종 결선에 한국 피아니스트로는 이혁(21)이 진출했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폴란드에서 2명씩, 중국, 러시아, 스페인에서 1명씩 이름을 올렸다. 최종 우승자는 마지막 연주가 끝나는 21일 새벽(현지시각 20일 오후 6시)에 발표된다. 심사위원장은 대대로 폴란드 출신이 맡는다. 본선에선 소나타 등 피아노 독주를 하고, 결선에선 폴란드 국립오케스트라인 바르샤바 필하모닉과 피아노협주곡을 협연하는데, 예심과 본심 모두 쇼팽 작품들로만 우열을 가린다.

이혁은 3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그의 이름은 폴란드 사람들에게도 친숙하다. 폴란드 총리를 지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얀 파데레프스키를 기리는 파데레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016년 16살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함께 바이올린도 연주하며 섬세한 표현력을 키워왔다. 평소에도 하루 2시간 정도는 바이올린을 연습한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이자 음악평론가인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혁은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 점도 쇼팽 특유의 슬라브 음악 색채를 밀도 있게 표현해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쇼팽 콩쿠르는 지난 대회 조성진의 우승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지만, 그 전에도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5년 15회 대회에선 최종 결선 진출자 12명 명단에 한국인이 3명이나 이름을 올려 세계 음악계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했다. 바로 공동 3위에 오른 임동민·임동혁 형제와 손열음이었다. 세 사람 모두 지금도 눈부신 활동을 펼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도 아시아 연주자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본선 진출자 87명 가운데 한국 연주자가 7명(가주연·김수연·박연민·박진형·이재윤·이혁·최형록)이었다. 중국 22명, 일본 14명을 합치면 아시아 3국 참가자가 절반에 가까운 43명이나 됐다. 주최국 폴란드 출신이 16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더욱 두드러진 수치다. 일본은 클래식 관객층이 두텁고 음반 시장도 크지만 한국이나 중국(2000년 리윈디 우승)과 달리 아직 우승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특히 이번 콩쿠르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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