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민 감독 "한소희의 열연이 성공요인, 이제 나를 즈려밟고 가면 된다" [인터뷰M]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으로 '인간수업' 이후 1년만에 다시 시청자를 찾은 김진민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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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소재와 과감한 설정, 완성도 높은 연출로 호평받았던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밀도 높은 드라마, 액션 누아르 장르의 극대화된 매력의 '마이 네임'으로 다시 넷플릭스를 찾았다. 기존의 액션 누아르, 언더커버 장르와 달리 여성 캐릭터 ‘지우’(한소희)가 메인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며 복수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고 이름까지 버린 ‘지우’의 여정 속에 그려질 복수와 배신, 매회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8화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마이 네임'은 작품이 공개된 직후 전세계 넷플릭스의 TOP10안에 랭크되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진민 감독은 "'D.P.'도 잘 만들어서 '우리 콘텐츠들이 많이 달라지고 있네'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후에 공개된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히트를 하니까 그때부터 본격 부담이 되더라. 한국에서 만든게 전세계적인 반응을 얻는 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크다. 그 동안 좋은 콘텐츠인데 그만큼 대접을 받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큰 길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라며 창작자로서 좋은 기회가 온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내며 "저희 작품에 대한 평가는 나름대로 받길 바란다."는 말로 애써 냉정을 찾으려는 심경을 드러냈다.

'마이 네임'이 공개된 이후 전세계에서 상위에 랭크되며 K-콘텐츠로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작품의 어떤 매력이 작용한걸까? 김진민 감독은 "액션물은 세계 어디를 가도 통한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장르도 아니고, 선이 악을 이기고 악을 응징하는건 인류 전체의 공감대 아닌가. 대중적인 소구력을 갖고 있는 장르여서 반응이 있는 것 같다. 또한 배우들이 열심히 한 게 보여서 통한것 같다. 액션을 할 것 같지 않은 배우가 액션을 하는 것에 대한 신선함도 있었을 것이다. 한소희, 박희순 등 배우들의 매력이 어필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며 장르와 배우들의 매력을 작품 흥행의 비결로 꼽았다.

'마이 네임' 공개이후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건 바로 한소희의 액션이다. 여리여리한 체구와 이미지인 한소희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강렬하고 격렬한 액션을 소화해 내는 걸 보며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진민 감독은 "한소희는 저희 작가와 넷플릭스가 원픽으로 택했던 배우였다. 저는 처음에 '저렇게 굉장히 아름답다고 각광받는 여배우를 액션에?' 싶었는데 본인이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훈련해서 해내겠다고 한다면 할만하겠다 싶었다."라며 "한소희의 필모를 봤을때는 연기로는 호흡을 잘 맞출수 있겠다 싶었다. 저도 한소희를 선택하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한소희에게 선택 받고도 싶었다. 한소희는 망설임 없이 '하겠다.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반응을 바로바로 보여줬다"라며 감독의 욕심만큼 열심히 따라와준 한소희의 성실한 태도를 이야기했다.

한소희의 액션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 했다. 김진민 감독은 "한소희는 아주 꾸준히 훈련을 했다. 대부분의 액션이 몸으로 부딪혀야 했고 위험하기도 했지만 계속해서 무술감독과 호흡을 맞춰왔다. 한소희의 액션은 스토리 진행 순서대로 촬영을 했는데 초반에는 훈련도 막 했고 긴장도 많이 해서 액션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그만큼 힘이 살아 있는 액션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힘도 많이 빼고 오히려 선이 아름다운 액션, 부드러운 액션을 보여줬다."며 액션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한소희 최초로 시도한 액션 드라마였고, 이 작품으로 한소희의 연기 인생에 큰 변화가 있을거라는 평까지 나오고 있는데 김진민 감독은 "큰 부상없이 그 모든 액션을 소화했던 건 꾸준히 훈련한 덕이다. 또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해준게 작품의 성공요인이다. 한소희가 다 해냈다. 한소희는 저를 즈려 밟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라는 말로 한소희와 함께 작품을 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소희 뿐 아니라 출연하는 인물들이 거의 매 회차마다 강렬한 액션을 펼친다. 맨손 액션부터 칼, 총, 3단 봉 등 다양안 무기를 활용한 액션이 보여지는데 김진민 감독은 "많은 액션이 보여지는데 지루하지 않고 반복되지 않은 액션을 하겠다는 게 1차 목표였다. 무기도 다양하게, 지형지물도 다양하게, 장소도 다양하게 보이려 했고 주인공의 마음에 복수심을 품고 하는 액션이라 감정을 전달하는 액션을 하고 싶었다."라며 액션 연출에서 신경을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그는 "무술감독이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다. 배우들을 데리고 처음부터 대역 없이 액션 장면이 보여질 수 있게 계획하고 훈련을 시키셨고, 철저하게 배우들을 케어해주셨다. 그 덕에 액션 장면에서 대역 장면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편집할 수 있었다"며 감탄을 자아내는 액션씬의 공을 무술감독에게도 돌렸다.

연출자가 만족한 액션씬은 어떤 장면일까? 그는 "도강재와 최무진이 철골 구조물에서 하는 액션이 연출적으로는 좋았던 장면"이라며 "장소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었고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했던 장면"이어서라며 이유를 밝혔다. "재미있는 액션은 정태주와 윤지우가 지우의 집에서 했던 액션이다. 그 장면은 제가 현장에서도 액션을 바꾸고 싶다고 무술감독님께 요구하는 바람에 고민을 많이 하셨는데 그만큼 완성도가 높았다"라며 설명했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은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