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가 더 무서워"..증여 21만건 역대최대

김정환 입력 2021. 10. 18. 17:48 수정 2021. 10. 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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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 중과 탓에 42% 급증
미성년자 증여도 사상최고

◆ 현실과 동떨어진 증여·상속세 (上) ◆

자산가 A씨(72)는 올해 서울 논현동 아파트 지분을 아들에게 증여했다. A씨는 "나중에 상속을 해도 어차피 세금 내고 물려줄 아파트"라며 "다주택자 중과세를 맞느니 조금 일찍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부 '세금 폭탄'에 지난해 증여 건수가 21만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 신고 건수는 21만460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뛰어올랐다. 201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증여 재산가액은 43조6134억원으로 1년 새 54.4% 불어나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무업계는 자산 보유자들이 양도세 부담을 피해 대거 증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18년 4월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기본세율(6~45%)에 10%포인트 더 높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에 지난 6월부터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기본세율에 최대 30%포인트까지 세금이 가중되며 양도세 부담이 더 커졌다.

이에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높은 세금을 내고 남한테 집을 파는 것보다 친족에게 물려주는 게 낫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증여세율은 10~50%인데 6억원까지 재산공제를 받을 수 있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하는 것보다 세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증여 건수를 살펴보면 건물 증여(7만1691건)가 전년 대비 68.1% 급증하며 전체 증여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건물 증여가액은 19조8696억원으로 1년 새 144.1%나 불어났다.

증여 자산 중 59.8%는 직계 존비속에게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친족(17.9%), 기타 수증자(19.1%)에게 물려주는 비중도 높았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비중은 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20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16만30건)도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자산을 팔지 않고 일가에게 물려주려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는 전체 증여의 7.5%에 달했다.

상속세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상속세 신고 인원은 1만1521명, 재산가액은 27조4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6%, 27.3% 불어났다. 상속·증여 흐름이 늘자 정부 '지갑'은 더 두둑해졌다. 지난해 상속·증여 세입은 10조3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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