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거침없는 영토 확장..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박윤구 2021. 10. 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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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 전기차 60만대 셀 공장
4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 예상
내년 2분기 착공..2024년 양산
향후 10년간 40조원 수주 기대
14개 브랜드 차세대 車에 탑재
세계적인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빨라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6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 지역에 순수전기차 60만대분의 배터리 셀·모듈 공장을 짓는다.

북미 최대 완성차 업체 GM에 이어 14개 산하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까지 품에 안으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역대급 수주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에 스텔란티스와 북미에 연간 40기가와트시(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40GWh는 고성능 순수전기차 기준으로 매년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4조원으로 예상한다.

양사는 합작법인 생산공장 용지로 미국과 캐나다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종 용지는 연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합작 공장은 내년 2분기 착공해 2024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며, 이곳에서 만든 배터리 셀·모듈은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 등에 공급돼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 간 오랜 협력 관계에 또 하나의 기념비적 이정표"라며 "양사의 선도적인 기술력과 양산 능력 등을 적극 활용해 북미 전기차시장에서 고객에게 최고 가치를 제공하는 배터리 솔루션 업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이번 합작법인 설립에 4조원 이상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분 구조와 수주 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사가 합작법인 형태로 40GWh 규모 공장을 가동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향후 10년간 40조원 규모 신규 수주 효과가 기대된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수주 잔액 180조원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최초로 200조원 수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 합작법인(40GWh) △오하이오주 GM 합작법인 1공장(35GWh) △테네시주 GM 합작법인 2공장(35GWh)을 비롯해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등 독자적인 신규 추가 투자를 통해 2025년까지 북미 지역에서만 150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세계 전기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게 됐다.

이 같은 투자 전략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그린에너지 분야에 4년간 2조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친환경 기조에 발맞춘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과 북미,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로 이어지는 업계 최다 글로벌 5각 생산체제(9개 생산공장)를 더욱 견고히 하며 현지 고객 밀착형 대응 체계까지 완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은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올해 1월 출범한 업체다. 2014년 LG에너지솔루션의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배터리 수주를 시작으로 7년간 협력 관계를 이어왔으며 △전동화 등에 300억유로 투자 △유럽과 북미에 5개 기가팩토리 구축 △전기차 전용 플랫폼 4종 운영 등이 담긴 전략을 지난 7월 발표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자동차, GM에 이어 스텔란티스까지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세계 배터리 업체 간 패권 다툼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GM과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스'를 설립하고 5조4000억원을 들여 미국 오하이오주, 테네시주에 70GWh 규모 공장을 세웠다. 올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에 현대차와 함께 1조3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합작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SK그룹의 배터리 신설법인 SK온은 최근 미국 2위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설립을 발표하며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3개 배터리 공장을 신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SDI 역시 럭셔리카 브랜드 롤스로이스,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국외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CATL(34%)에 이어 시장 점유율 21.5%로 2위에 올랐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시장 점유율 5.5%, 3.4% 기록하며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CATL·BYD 등 중국 업체들 약진 속에서도 한국 '배터리 3사'가 30%대 점유율을 유지하며 선전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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