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고 뛴다..울산 현대 '전북 포비아 극복' 흔적들

김용일 2021. 10. 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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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도 전북 현대 사냥에 성공하면서 '전북 징크스' 탈출의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8강전 전북과 원정으로 치른 단판 승부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동경의 결승골로 3-2 신승하며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안방에서 열린 이날 비록 0-0 무승부를 거뒀지만 '전북 출신' 신형민이 2선에서 싸움닭처럼 뛰며 그동안 울산에 모자랐던 경기 자세와 힘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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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선수들이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승리한 뒤 원정 온 팬과 기뻐하고 있다. 전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전북 포비아, 이제는 물러가라!’

울산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도 전북 현대 사냥에 성공하면서 ‘전북 징크스’ 탈출의 확실한 계기를 마련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8강전 전북과 원정으로 치른 단판 승부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동경의 결승골로 3-2 신승하며 2년 연속 4강에 진출했다.

ACL 2연패를 향해 순항한 것도 의미 있으나 전북과 ‘현대가 더비’에서 또 한 번 웃은 게 크다. 양 팀은 지난 2019년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K리그1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울산은 2019년과 2020년 번번이 우승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전북과 맞대결에서 밀리면서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특히 지난해 리그 세 차례 맞대결에서 전패를 당했다. 또 FA컵 결승전(홈 앤드 어웨이)에서도 ‘현대가 더비’가 펼쳐졌는데 울산은 1무1패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올해는 확연히 다르다. 리그와 ACL 8강전을 통틀어 4차례 맞대결에서 울산이 패배 없이 2승2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경기 내용에서도 전북 징크스 탈출 기미가 보인다.

전주 | 연합뉴스
전주 | 연합뉴스

홍 감독은 전북 징크스 탈출을 위해 부임과 함께 공을 들인 건 패배 의식에 갇혔던 구성원의 심리를 바로잡는 일이었다. 최근 울산 구단이 자체 제작한 다큐멘터리 ‘푸른 파도’에도 현대가 더비를 앞두고 선수들이 그동안 전북을 상대했을 때 느꼈던 감정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대체로 우승 경험이 많은 전북이 어느 상황이든 자신들의 경기력을 펼치는 것과 비교해서 매번 조급하고 심리적으로 쫓겼다는 고백이 주를 이뤘다.

홍 감독은 이를 두고 “누가 진정한 챔피언인지 겨뤄보자”며 선수들의 승리욕을 끌어냈고, 과거를 잊고 새롭게 맞서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주장 이청용도 동료에게 “내가 느끼기엔 (전북보다) 우리 선수들이 더 훌륭하다”면서 스스로 올가미에 갇히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했다.

울산이 자신감을 품게 된 디딤돌은 올 시즌 전북과 첫 맞대결이었던 지난 4월21일. 안방에서 열린 이날 비록 0-0 무승부를 거뒀지만 ‘전북 출신’ 신형민이 2선에서 싸움닭처럼 뛰며 그동안 울산에 모자랐던 경기 자세와 힘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한 달 뒤인 5월19일 전북 원정에서 4-2 대승을 통해 무승 고리를 끊었다. 이번 ACL 8강전 승리까지, 울산이 전북을 잡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심리적 안정을 찾은 덕분인지 득점 이후에도 꾸준히 제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 울산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지나치게 수비 라인을 내리거나, 상대 공격에 위축하는 등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서인지 후반 득점이 저조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지난 5월 승리 때도 조커로 투입한 이동경이 후반 31분 쐐기포를 꽂아 넣었고, 이번 ACL 8강에서도 전북과 전,후반 난타전을 벌이다가 연장에 이동경이 왼발 미사일 포로 결정지었다.

홍 감독은 올해 최전방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을 고려해 이동준, 이동경, 윤빛가람 등 전,현직 국가대표 2선 자원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애썼다. 이런 강점이 최대 적 전북을 상대로 잘 발휘된다는 건 그만큼 패배 트라우마를 떨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이동준, 이동경은 올 시즌 현대가 더비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골 맛을 봤다. 그만큼 홍 감독의 용병술도 들어맞는다는 얘기여서 더욱더 반갑다.

울산이 이 기세를 K리그1으로도 옮겨 1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꿈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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