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통합사우스카이타운 개발 사업 갈등 격화..진실공방 양상

2021. 10. 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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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회계 내역 공개 요구 등 뒷짐"-김포시·조합 등 "사실 아니다" 맞서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
경기 김포시에 추진 중인 한 지역주택개발사업이 조합과 업무대행사 및 조합원들의 갈등을 빚으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본보 10월 3일자 보도> 사업에 대한 관리 기관을 비롯한 각 당사자간의 책임 떠넘기기가 이어지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8일 김포시와 통합사우스카이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등에 따르면 김포시 사우동 사우 5A-1 도시개발사업구역 내에서 진행 중인 공동주택 사업은 10만4013.80㎡ 규모 대지에 지하 2층·지상 35층의 18개 동 2908세대로 구성된 대단위 공동주택( 연면적 42만4150.26㎥)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당초 2009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7년 5월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개발이 결정됐다.

▲김포 통합사우스카이타운 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조감도. ⓒ통합사우스카이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

현재는 지역주택조합과 직장주택조합이 각각 조합 해산 후 ‘김포 통합사우스카이 지역주택조합’으로 통합된 상태로, 지주조합원 560세대와 일반조합원이 2000여 세대 등 총 2600여 세대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지난 6년 간 조합원들이 해당 사업부지 내 공공주택부지 매입을 위해 1900억여 원의 조합비를 납입했음에도 불구, 정작 사업부지 매입이 조합의 명의가 아닌 업무대행사인 A업체의 명의로 이뤄진 점 등이 알려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그동안의 회계처리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넘는 1382세대가 참여 중이지만, 조합 및 A업체 측은 이 같은 비대위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비대위는 조합 및 A업체 측에 △업무대행사의 명의로 구입한 토지를 조합 측에 6000억 원에 되사라고 요구하는 점 △‘추가부담금은 없다’고 명시된 당초 조합원 가입계약서(안심보장서)와 달리 추가 납부를 요구한 점 △시공사 변경시 ‘주택법’에 따라 반드시 조합원 총회를 거쳐 시공사를 선정해야 함에도 조합 측이 이를 무시한 채 시공사 변경을 시도한 점 △아무런 설명 없이 조합장의 인감을 업무대행사에 넘긴 점 등을 지적하며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관리·감독기관인 김포시에도 △업무대행사의 자금운영방안에 대한 감독 등 강력한 행정지도 미흡 △현재의 상황이 ‘업무상 배임 횡령’ 등으로 형사소추가 가능함에도 조합원들의 피해 예장을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점 △규약연명부가 낱장으로 구성돼 있음에도 불구, 조합 승인이 이뤄진 점 및 감정 결과 해당 연명부의 자필서명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방치하고 있는 이유 등을 따지며 조합 등과의 비리 의혹마저 제기했다.

▲통합사우스카이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 조합원들이 김포시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통합사우스카이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27일 조합 및 업무대행사를 상대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한편, 연일 시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여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대위 측은 "심의 기일이 21일까지임에도 조합과 업무대행사는 어떠한 답변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고, 시는 토지비 논의를 위해 A업체와의 대화 주선을 요구했음에도 묵묵부답"이라며 "이 때문에 조합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사업이 지체될수록 조합원들의 정신적·물질적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합과 A업체 및 시는 각각 이 같은 비대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A업체 측은 "당초에는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사업부지가 아파트와 공장 및 창고 등이 혼합된 지역이어서 당시 추진위와 협의해 ‘토지개발 사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부지 확보를 위해 2015년 초부터 토지 매입을 시작했다"며 "이후 대물보상조건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토지를 확보한 뒤 ‘주택 재개발 사업’을 해제하고 ‘도시개발사업’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 설립은 2016년부터 시작됐지만, 법적 문제 등으로 인해 정식 설립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조합원도 제대로 모집되지 않아 당장의 토지매입비도 부족한데다 금융기관의 대출도 쉽지 않아 업무대행사의 자금(대출 포함)이 지속적으로 투입됐고, 2017년 8월에서야 조합설립을 인가받았지만 여전히 은행의 대출 조건을 맞추지 못해 업무대행사가 토지 매입비를 충당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주장하는 1900억 원은 전체 토지비의 일부에 불과한데도 비대위 측은 그동안 대출이자 및 영업비, 부지의 34%는 공원과 도로 등으로 기부채납해야 하는 점 등 추가비용 부분은 모두 무시한 채 오로지 ‘왜 1900억 원이나 납입했는데 그 땅을 다시 6000억 원에 사라고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며 "원가계산을 해보면 명확해지지만 6000억 원은 원가 보다 적은 금액으로, 수 차례 정확한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비대위 측은 들으려고 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회계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택법’은 이 부분을 공개하라고 하는 반면, ‘개인정보보호법’은 공개를 못하도록 하고 있어 유권해석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김포시청 전경. ⓒ김포시

김포시도 비대위의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양 측을 중재해 수 차례 만남을 가졌음에도 서로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비대위가 지적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시의 권한 밖의 일들로, 행정기관인 시는 관련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또 "비대위는 ‘재정비촉진구역’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개발 방식을 변경한 것이 시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도시재정비 추진을 위한 특별법’을 근거로 조합 측이 선택한 것"이라며 "다만, 지금의 분쟁이 하루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양 측의 중재를 계속하는 한편, 관련법에 따라 한 치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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