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재개 첫날, 은행은 한산했다.. "정책 또 바뀔 수 있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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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했지만 지점을 찾는 고객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지점 창구 전화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점별로 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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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점심 시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A시중은행 지점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대기 고객은 2~3명 정도였다. 운영 중인 4개 창구 중 3개 창구는 지체 없이 고객을 받았다. 나머지 1개 창구인 '대출 상담' 창구에는 고객이 뜸했다. 다만 고객이 없는 동안 대출 상담 직원은 줄곧 수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시중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했지만 지점을 찾는 고객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관련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아 관망하고 있는 고객이 다수인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8월 말부터 중단했던 신규 전세자금대출을 이날부터 다시 시작했다. 전세대출을 중단하지는 않았으나 한도를 제한했던 다른 은행들은 대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에 적용해온 5000억원 한도 제한을 조만간 풀기로 했다. 지점별 한도를 부여해 대출을 관리해 온 우리은행도 실수요자에 한해 전세대출 한도를 추가로 배정한다.
서울 노원구의 B 시중은행 지점도 오전 고객 수가 평소보다 줄었다. 노원구는 크고 작은 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전세대출 수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 이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이 전세대출을 중단하거나 줄일 때 저희 은행으로 고객이 밀려들었다"며 "지금은 타행이 대출을 다시 실행한다고 알려져 고객들이 분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출 상담을 받는 고객도 예상 외로 적었다. 서울 을지로의 C 시중은행 지점에서 전세대출 관련 상담을 받은 이모씨(27·여)는 "올해 초 취업하고 월세에서 전세로 갈아타려고 하다가, 전세대출이 대부분 중단된다는 뉴스가 나와서 알아보지 않다가 전세대출이 풀린다고 해서 은행에 올해 안에 계약을 하면 얼마까지 대출이 나오는지 물어봤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대출 관련 유선 문의는 일부 늘었다는 것이 은행들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지점 창구 전화 상담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점별로 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다음 달에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가의 아파트에서 전세 계약 갱신을 앞둔 한 고객은 다른 대출도 함께 신청할 수 있는지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세대출 재개에도 고객들이 은행으로 몰리지 않는 이유는 아직 금융당국이 명확한 방침을 내놓지 않아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대출 관련해서는 방향성만 발표된 것"이라며 "은행들이 27일부터 전셋값 증액 범위 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하는 등 합의는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정부가 언제든 이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날 갑자기 전세대출 관련 대책이 또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보니 섣불리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은행들이 전세대출은 풀면서도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은 더욱 깐깐하게 관리하는 데 대해 고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광화문의 한 시중은행 지점 앞에서 만난 박모씨(42)는 "전세대출은 실수요라서 풀어준다고 하는데 사람마다 '실수요'라는 게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나는 신용대출이 '실수요'로 필요한데, 전세 실수요만 중요한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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