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과 스포츠의 만남, 미래 스포츠를 그리다

2021. 10. 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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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중앙대학교 교수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들을 통해 새로운 스포츠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미래 국내 스포츠산업 동향을 예측하고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의 적용 가능성에 대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기술과 관련된 공학적 측면을 벗어난 새로운 시각에서 예측해야 한다는 의미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앞으로 5년 내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메타버스 참여자들의 시선, 행동, 목적 의도, 몸짓 등에서 거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서”라는 영국 베리티 매킨토시 가상현실·증강현실 연구원의 말이었다. 이러한 기술과 데이터는 스포츠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실 스포츠와 관련된 기술 중 인공지능, 착용기술(웨어러블) 등과 같은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개인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산업에 대한 관심은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아직 스포츠와 관련한 정보가 부족한 메타버스, 그리고 개인데이터의 사용(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스포츠와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인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유래하였다. 메타버스는 기존 인공지능·증강현실·가상현실 등의 기술을 사용하여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참여하는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메타버스 형식은 게임이나 소통 플랫폼 형식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공간 속에서도 스포츠는 존재한다. 즉, 기존 환경에서 스포츠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디지털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안에서 스포츠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메타버스는 미국의 로블록스(ROBLOX)다. 이 메타버스는 2006년 출시되었으며, 매달 3천만 명이 3천억 시간을 사용해서 게임하고, 50만 명 이상의 유저들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스포츠 메타버스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축구경기인 ‘Kick Off’, ‘Super Striker League’를 비롯하여, 배구경기인 ‘Volleyball 4.2’, 농구경기인 ‘Basketball Stars!’ 등 이미 기존의 스포츠가 존재하며, 또 다른 형태의 스포츠도 계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기존 게임회사들을 통해 확장성을 넓혀 많은 디지털 스포츠 참여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는 기존 참여자들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도, 평소 자신이 생각해왔던 창의적 스포츠 캐릭터로 만들어진 무한한 공간에서도 스포츠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스포츠에 상대방과 대결하는 경기형식으로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처럼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디자이너 세스 프리벳치는 앞으로 미래 세계는 가상과 현실 세계의 모든 일이 게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즉, 레벨 수준, 경쟁, 보상 등의 요소를 접목한 메타버스 내 스포츠규칙이 기존 스포츠에 역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는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게임에 중요한 요인인 NPC(Non-Player Character, 비플레이어 캐릭터) 역할의 영향이다. NPC는 게임 내에서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를 통해 퀘스트(게임에서 NPC로부터 하달받는 일종의 임무)를 부여하고 일부 아이템을 무상으로 주는 등 게임의 진행에 도움을 주는 요인이다. 만약 스포츠게임에 적용한다면 NPC 심판, NPC 관객, NPC 상인, NPC 후보선수 등이다.

사실 메타버스 현장에서 흥미를 이끄는 NPC가 없다면 게임은 지루해진다. 따라서 메타버스형 스포츠에서도 참여자와 대화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NPC가 만들어져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다면 현실 세계에서는 일상적으로 혼자서 축구나 야구경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메타버스 내 스포츠에서 NPC의 역할이 게임에 지속적으로 참여시킬 요소가 될 수 있다. 나아가 흥미롭고 재미있는 스포츠 NPC를 현실 세계의 축구와 야구경기에 적용할 수 있으며, 축구경기 NPC를 야구경기로 가져오는 형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형 스포츠의 개념과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해결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첫째, 메타버스형 스포츠의 경우 현재 MZ세대의 참여는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관련 학계나 산업계에서는 정립된 정책, 이론, 지침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미 메타버스 속에는 개인 정보 유출 문제, 부적절한 퀘스트,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 디지털 화폐 관련 사기 등 매우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복잡하고 거대한 메타버스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 논의가 시급하다.

LA 다저스의 전설적 투수인 그레그 매덕스는 투수와 타자가 공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심판의 시각적 기준으로 던져야 스트라이크가 나온다는 명언을 했다. 즉, 스트라이크의 선언은 심판이 하며, 그러한 심판의 시각으로 던져야 한다는 의미다. 어쩌면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메타버스형 스포츠요인(규칙, 공간 등)이 아닌 신세대의 시각을 기준으로 한 지침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메타버스형 스포츠의 명확한 개발목표다. 즉, 스포츠산업(마케팅)을 위한 메타버스인지 기존 스포츠 경기 참여를 대신할 메타버스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러한 메타버스 유형 간 상호연관성을 바탕으로 스포츠 게임공간에서 관계된 사람들 간 소통, 모임이 잘 이루어지는 형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도 큰 숙제일 것이다.


스포츠와 마이데이터 사업

평소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통해 자신의 정보는 어디론가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그 정보 전달이 우리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데이터회사의 부만 축적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회사들을 숫자인 넘버(number)와 계급을 뜻하는 리터러티(literati)의 합성어인 ‘뉴머러티’ 그룹이라 한다. 스티븐 베이커의 책 ‘뉴머러티’에서 앞으로 다양한 데이터의 이용은 단순한 분석을 넘어 미래 예측이 가능한 귀한 자원이라 하였다. 즉, 미래 산업에서는 다양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데이터 공유를 통해 어떻게, 어느 곳에, 누구에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기존 데이터는 특정한 정보 관리 시스템에 보관 및 관리하여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권리와 효율적 관리를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개인의 금융과 관련된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관리하려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은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스포츠 관련 마이데이터 사업이 필요하다. 물론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마이 헬스웨이’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스포츠 마이데이터는 기존 단순한 건강·의료 패러다임 정보와는 차원이 다르다. 스포츠와 관련된 정보는 이미 존재한다. 기존 스포츠미디어, 스포츠통계 서비스, 스포츠산업 관련 데이터를 연계한 정보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이 개인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현재 스포츠활동 참여를 통해 산출되는 다양한 정보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참여자들은 모른다. 이는 우리가 스포츠의 의미성에 대한 ‘클리셰’(진부한 표현이나 상투구를 칭하는 비평 용어, 너무 자주 사용되어 진부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적인 생각에 갇혀있기 때문이다(본 장에서 ‘스포츠’는 운동, 놀이, 신체활동, 여가 스포츠활동 등을 포함해 언급하였으며, 추후 구체적인 스포츠 관련 마이데이터 구축사업에서는 스포츠에 대한 구분과 분류를 세분화하여 준비해야 한다).

이미 선진국의 건강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의 신체활동 정보를 연계시켜 보험료를 산출하고 있다. 과거 이전까지 사후 치료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건강관리를 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사전적 예방·관리가 주목받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보험회사에서도 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 신체 정보에 따른 목표 걸음 수 제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데이터는 공식적인 관리 시스템을 통한 서비스가 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장에서 제시하는 스포츠 마이데이터 사업은 스포츠 참여자 관련 정보가 ‘개인 정보 관리 시스템(PIMS: 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또는 ‘개인 정보 저장소(PDS: Personal Data Store)’를 통해 서비스 되는 사업이다. 앞으로 개인의 스포츠 참여 정보에 기초한 스포츠 마이데이터 사업은 점차 여러 분야에서 사용될 것이며(건강산출기초자료, 보험, 결혼, 취업 등),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며, 정보사용 권한을 유용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 마이데이터는 기존 건강 관련 데이터보다 좀 더 거시적인 차원의 데이터다. 개개인의 자유 시간에 어렵게 만들어진 스포츠 참여 시간을 ‘어느 곳에서, 어떻게, 무엇을, 누구와 가치 있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스포츠 마이데이터의 내용이 될 것이다.
 
스포츠 마이데이터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첫째, 스포츠 마이데이터 회사로부터 맞춤형 스포츠 추천 정보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정보의 주체인 개인의 적극적 데이터 이동권 행사와 더불어 관련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활동 참여자들이 본인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개인 정보 침해 위험성 때문에 참여를 망설일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스포츠활동 정보는 데이터의 활용과 정보 보호가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다.
 
둘째, 각종 개인 정보 규제 관련 법률에 따라 관련 사업자들이 얻게 되는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스포츠 마이데이터 사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미국의 마이데이터 형식과 같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개인 정보 보호 조치를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자율규제형 관련 법률을 마련하여 사업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다.
 
셋째, 개인 정보 보호라는 틀 안에서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 가능한지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사업자와 연구자들이 정보를 사용하기 위해서 처리가 자동화된 수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개인 정보의 산출 요건만 만족하면 개인 정보 이동권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스포츠와 메타버스, 그리고 스포츠와 마이데이터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러한 내용의 바탕에는 스포츠 참여자들의 가치(value)가 연관되어 있다. 사람들은 스포츠활동을 통해 가치창출(value creation), 가치전달(value delivery), 가치교환(value exchange)을 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의 가치가 창출되기 위해서 맞춤형(customization)의 스포츠활동과 정보가 필요하다.
 
사실 한국인들은 과거부터 새로운 것을 배워 자신 것으로 만드는 기술뿐만 아니라, 끈기를 갖고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더욱 향상된 것으로 만드는 기술이 있었다. 따라서 현재 선진국보다는 조금 늦었지만 한국형 메타버스, 그리고 마이데이터분야에서도 향상된 정책과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여 글을 마친다.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발행하는 <스포츠 현안과 진단> 기고문 입니다.
* 이번 호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과학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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