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뉴삼성' 향해 가는 삼성

권건호 입력 2021. 10. 18. 15:01 수정 2021. 10.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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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역대 최대 분기 실적냈지만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전망 등 위기
성장동력 발굴..'뉴삼성' 속도 내야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지 오는 25일로 1년이 된다. 1년 동안 삼성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구속과 가석방, 재판 등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 부회장이 새로운 총수로서 리더십을 보일 시간도 부족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3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거두는 등 회사 실적은 상승세다. 그러나 곳곳에서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탄탄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뉴삼성'을 향한 변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 과제다.

◇어려움 속 1년…실적 호조에도 위기감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국내 대표 그룹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TV, 가전에 이르기까지 사업하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됐다.

이 회장 부재 후에도 삼성의 경쟁력은 지속됐다. 고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부터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이끌면서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인 73조원을 달성하는 등 사업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실적을 주도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매출이 270조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2018년 이후 3년 만에 50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실적이 좋지만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전망이 제기되는 등 반도체 실적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 반도체 사업 글로벌 경쟁사들이 공격적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명분 아래 영업비밀에 가까운 데이터를 요구받기도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의 급격한 업황 둔화로 삼성전자의 3분기 낸드 출하량이 기존 회사의 가이던스를 하회했다”면서 “추가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가 낸드에 대한 고객의 구매 심리를 위축시키고 최근 가시화되는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시장 진입이 낸드 가격 하락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전방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 최대 과제

삼성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성장동력' 발굴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에 이르는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를 넘어 미래를 주도할 기술과 제품을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사업들이 중요하지만 갈수록 경쟁도 치열하다. 여기에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시장이 계속 열리고 있다. 신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삼성은 차세대 반도체,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부품, 로봇, 바이오, 파운드리 등을 미래 성장동력 후보로 꼽고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지난 8월 이 부회장 가석방 직후 삼성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등 주요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3년 안에 대규모 M&A를 단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부회장 '총수 리더십' 이제부터

국내외에서 삼성을 둘러싼 여러 위기 요인이 감지되고 있다. 현 상황은 이 부회장이 총수로서 리더십을 보여주며 '뉴삼성'을 향한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시기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지난 1년간 재수감, 가석방 출소, 재판 등으로 리더십을 보일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됐다. 이후 8월 13일에야 가석방됐다. 가석방 후 경영에 복귀했지만 취업제한 논란 등을 의식해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다.

여기에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사건,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신분이어서 경영 행보에 제약이 있지만 조만간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추도식 때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경영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출장과 현장 경영 등도 일부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경영 현안인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앞두고 조만간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재판 연기 등 일정 조정과 법무부의 해외 출장 허가 등이 수반돼야 한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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