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캠퍼스 '대면 첫날' 개학 분위기..380석 학관 식당 '북적'

한상희 기자 2021. 10. 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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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이라 혼란.."교수님이 마스크 안쓰고 강의" 지적 글도
비대면 새내기 "입학 후 대면 수업 한번도 없어 아쉬워"
1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서울대가 대면수업으로 전환한 18일 점심시간.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식당은 코로나19 이전을 방불케했다. 380석 규모의 식당은 학생과 교직원 수백명으로 북적였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찾는 학관 C메뉴에는 20명 가까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학관 영양사는 "아침에도 평소 200~220명에서 20~30명 정도 늘었다"며 방문객 수가 최소 10%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음달 예고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앞두고 서울대는 18일부터 대면수업을 시행했다. 캠퍼스 곳곳은 벌써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1년6개월 넘게 침체했던 분위기와 대조적이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관악구 대학동. 서울대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른바 '녹두' 셔틀버스 정류장 앞에는 줄이 골목까지 30m 넘게 서 있기도 했다.

사회대 학술신양관에는 학생 15명이 과점퍼(과잠) 차림으로 수업을 듣거나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학관에 위치한 교보문고 서울대점에는 학생 5~6명이 교재를 구경했고, 문구점 '스누코'에서도 학생 1명이 대면강의에 쓸 공책을 계산했다. 스누코 직원은 "평소보다 3분의 1 정도 학생이 늘어난 것 같다"며 "실험수업 중 대면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지 실험복을 입은 학생들이 꽤 있었다"고 전했다.

학내 카페에서 수업을 준비 중이던 경영대생 이모씨는 "7개 수업 중 2개가 대면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학번이라 편하게 집에서 수업을 듣다가 나와 불편한 점도 있다"면서도 "20학번인 친동생은 학교를 가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20~21학번을 생각하면 대면 전환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대면수업 전환 비중은 37% 정도로, 아직 대면수업이 활성화하지 않은 상황이다. 사회대 신양학술관에서 태블릿 PC로 공부 중인 경제학부 21학번 A씨는 "전공 2개, 교양 4개 중 대면으로 바뀐 수업이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올해 입학 후 학교에 나와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어 1~2개 수업이라도 대면으로 듣고 싶었다"며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데 집에서 하면 집중이 안돼 공부를 할 겸 동기도 만날 겸 학교에 왔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학생들이 수업 전 체온 측정을 하고 있다. 2021.10.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이코노미(economy)'라고 적힌 과 후드 집업을 입고 검정 백팩, 운동화 차림의 15학번 경제학부 이모씨는 "4개 수업 중에 바뀌는 수업은 없다. 저는 고학번이라 상관 없지만, 20~21학번을 위해 대면으로 바뀌는게 맞는 것 같다"며 "강의실뿐 아니라 캠퍼스에서 친구들, 교수님들과 교류하며 배울 수 있는게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과 점퍼(과잠) 차림으로 중앙도서관을 가던 사회학과 18학번 학생은 "친구들 반응을 보면 반반 나뉜다"며 "일주일에 보통 한두번 학교에 오는데 방을 구해야 하나 고민하는 경우도 있고, 워낙 오랫동안 비대면 수업을 하다 보니 반가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면수업 첫날인 만큼 혼란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서울대 재학생이 모인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대면인데 교수님이 마스크를 안 쓰고 수업하신다"는 글이 올라왔고, 한 재학생은 "대면인 줄 모르고 수업에 가지 않았다"며 드랍(수업 취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대는 18일부터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시설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대면수업을 시행한다. 이미 대면으로 진행되는 실험·실습·실기 등 일부 수업 외 이론 강의도 대면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우려를 반영해 추후 대면수업을 주로 하되 비대면 방식을 보조로 활용할 방침이다. 강의실 내 거리두기가 어려운 경우 하이브리드(대면·비대면 혼합)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코로나19 의심 증상 등 출석 어려운 학생에겐 대체 수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 5월 자연대 25-1동을 시작으로 공대 301동, 박물관 70동 등 3곳에 코로나19 신속진단검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1~2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빠르게 받아본 후 안전하게 수업을 하자는 취지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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