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 연말 대출심사 더 깐깐해진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라 4분기(10~12월)에 은행권 가계대출 심사가 3분기보다 더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 부담이 커져 은행 대출자의 신용위험도는 3분기보다 3배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자료에 따르면, 4분기 국내 17개 은행의 가계 일반대출(신용)에 관한 대출태도 지수는 -32로 전 분기(-29)보다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마이너스일수록 금융사 대출 문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5대 은행은 이미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 연봉 이내로 축소한 상태인데, 심사 강화 등의 형태로 사실상 대출을 더 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 지수는 -15로 전 분기(-35)보다 완화됐지만, 금융 당국의 총량 제한이 걸려있어 실제 대출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개인 신용대출 수요 지수(-3)는 전 분기(26)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 은행들이 잇따라 신용대출 한도·우대금리를 축소하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출 ‘풍선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를 막기 위한 당국의 규제로 비은행권도 연말까지 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4분기 신용카드사의 대출태도 지수는 -43으로 집계됐다. 3분기(-29)보다 문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상호금융조합(-39→-44)과 생명보험사(-7→-14)도 대출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 대출태도 지수는 -16으로 전 분기(-18)보다 소폭 완화됐다.
대출자들의 신용 위험도는 전 금융권에서 일제히 높아졌다. 먼저 은행 대출이 있는 가계의 4분기 신용위험 지수(18)는 전 분기(6)의 3배로 높아졌다. 코로나 장기화로 취약 차주들의 생활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데다 오는 11월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을 받은 대출자의 4분기 신용위험지수(36)도 전 분기(14)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저축은행(13→22)과 상호금융조합(24→33), 생명보험사(6→9) 차주들도 신용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28일 한은이 203개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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