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네임' 김진민 PD "언더커버 장르의 기본 충실히 따랐다"

"'오징어 게임' 성공에 부담도..작품 흥행은 배우들 덕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의 김진민 PD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히트하기 시작하면서 부담이 많이 됐죠. 그래도 평가가 아주 박하진 않은 것 같아 천만다행입니다. (웃음)"

한소희 주연의 액션 누아르 작품으로 관심을 받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마이 네임'의 김진민 PD가 18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 공개 전 느낀 부담감을 토로했다.

그의 우려와 달리 '마이 네임'은 공개 첫날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전 세계 6위(플릭스 패트롤 기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은 4위까지 순위가 상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김 PD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불의가 정의에 짓밟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액션 장르이기에 대중적 소구력을 가진 것 같다"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배우들이 열심히 해줬기에 이런 성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드라마 '마이 네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죽은 아버지(윤경호 분)의 복수를 위해 경찰에 잠입한 지우(한소희)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언더커버' 장르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부터 기대를 모았다. 작품이 공개된 후엔 맨손부터 칼, 총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액션 장면으로 호평받았다.

여성이 주인공이었기에 작품을 택했다고 밝힌 김 PD는 "액션 장르 작품이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장소와 액션의 다양함을 차별적으로 두고 싶었다. 시청자들에게 '봤던 것을 또 본다'는 느낌을 주지 않겠다는 게 1차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성이 주연이란 점을 제외하고는 기존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등장인물의 러브라인이 극의 흐름을 해친다는 평도 나왔다.

"언더커버 장르라는 게 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가 적기 때문에 새로워지기 쉽지 않아요. 그렇기에 엄청나게 새로운 것을 하고자 하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이 장르가 가진 기본적인 부분을 충실히 따라가려고 했죠. 다만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변별력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러브신을 통해서는 인물이 사람 온기를 잃어버리고 오랜 시간을 보내왔지만 괴물 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후회는 전혀 없습니다."

드라마 '마이 네임'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액션 작품 경험이 전무한 한소희를 주연으로 내세운 이유로는 "작가님과 넷플릭스의 '원픽'(첫 번째로 선택한 사람)이었다"며 "아름답다고 주목받는 배우를 이런 무자비한 액션에 데려다 놓는 게 고민됐지만, 한소희 씨가 첫 만남에서 망설임 없이 하겠다는 반응을 보여줘 고마웠다"고 답했다.

또 조직의 보스로 등장한 무진 역의 박희순에 대해선 "배울 점이 많은 배우를 만나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지우의 파트너 필도 역의 안보현은 "열심히 탐구하는 학생처럼 태도가 대단히 좋은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청소년 성범죄란 민감한 소재를 다룬 '인간수업' 등 소위 '문제작'이라 일컬어지는 드라마를 만들어 온 김진민 PD는 "그런 작품들에 에너지가 대단히 많다고 느낀다"며 "일단 겁 없이 집어 든다는 것이 제 장점이자 단점이다"라며 웃어 보였다.

"저도 로맨틱 코미디 같은 걸 하고 싶은데 아무도 저에게 대본을 주지 않아요. (웃음) 저는 사실 작품을 '재미가 있다, 없다'로 잘 선택하지 않고 '이 작가님이 이런 걸 왜 썼지?'라는 생각이 들 때 집어 들게 되더라고요. 제가 만든 작품이 '문제작'이라기 보다는 남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걸 하다 보니 저 자신이 '문제아'가 된 것 같아요."

자신을 "늘 두 번째 시즌이 없는 드라마만 만들어 온 감독"이라고 정의한 그는 '인간수업'과 '마이 네임'의 시즌 2 계획에 관해 묻자 "내 몫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고 안하고는 작가님들과 제작사, 그리고 넷플릭스에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하신다면 만들어지겠지만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의 김진민 PD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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