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공급 과잉에 빈집만 3천만채..'유령도시' 늘어나는 중국

이슬기 기자 2021. 10. 1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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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부동산 공급 과잉으로 비어있는 집이 3000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비즈니스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앞다퉈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막대한 채무를 끌어다 쓴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업체들이 연쇄 부실화를 자처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쩌우란 중국인민은행 금융시장 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수년 간 공급 과잉으로 냉각되고 있으며 그 정점에 헝다 사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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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 미분양 빈집 3천만채
분양 후 거주자 없는 아파트도 1억채
부동산 업체, 빚 끌어다 앞다퉈 건설
"성장 기조 속 공급과잉이 근본 문제"

중국에서 부동산 공급 과잉으로 비어있는 집이 3000만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비즈니스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는 8000만명 정도가 살 수 있는 물량으로 독일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헝다그룹 사태를 계기로 중국 부동산시장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근본적인 문제인 공급 과잉이 시장의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이날 영국 거시경제 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마크 윌리엄스의 연구를 인용해 헝다의 부도 위험은 중국 부동산시장 문제의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가 헝다 사태에 주목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곳곳에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유령 도시’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현지 시각) 헝다그룹의 베이징 주택개발 현장에 설치된 건설용 크레인이 작동하지 않은 채 멈춰 있다. /AP 연합뉴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분양 후에도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는 1억 채에 달한다. 이는 2억6000만 명이 살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는 과거 수십 년 간 중국이 초고속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온 부동산 시장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앞다퉈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막대한 채무를 끌어다 쓴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러 업체들이 연쇄 부실화를 자처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헝다그룹이다. 헝다는 중국에서 채무가 가장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였다. 부채 규모만 3000억달러(약 355조 원)에 달한다.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중국의 주택자산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헝다 사태의 뿌리가 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헝다발(發) 위기 직후 중국 주요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잇따라 보도되는 등 줄파산에 직면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쩌우란 중국인민은행 금융시장 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수년 간 공급 과잉으로 냉각되고 있으며 그 정점에 헝다 사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잘못 운영한 헝다에 1차적 책임이 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수천만 채의 아파트가 텅 비었고 이미 경고등이 깜빡이던 금융시스템에 대해 시장 전체가 사전에 위험을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고 했다.

미완공 건설 프로젝트도 문제다. 중국의 신규 부동산 자산 가운데 90%는 완공 전에 팔린다. 즉, 부동산 개발업체의 위기가 부동산 구매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헝다가 구매자에게 아직 인도하지 못한 주택은 20만채에 달한다. CNN은 “중국에 유령도시가 늘어나는 건 막대한 빚을 낸 개발업체들의 공급과잉 때문”이라며 연쇄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한편 중국 국영기업인 웨슈부동산은 최근 홍콩에 있는 헝다의 26층짜리 건물 ‘차이나 에버르갈네 센터’를 17억달러(약 2조 원)에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헝다의 재정 상태를 우려해 결국 포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월 말 광둥성 광저우 시정부가 웨슈부동산에 매입 협상을 멈추라고 지시했으며 광저우 당국이 헝다의 재정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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