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AD-커즌스의 재림을 꿈꾸는 자이언과 잉그램 듀오

신준수 2021. 10. 1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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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NBA 팀들의 1차적인 정규리그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16팀 안에 드는 것이다. 그 이후엔 절반만이 진출하는 다음 라운드를 목표로 할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파이널 우승을 목적지로 설정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차근차근 라운드를 올라가는 팀이 있는 반면 경기를 패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팀도 반드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도 그러한 팀들 중 하나였다. 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최고의 득점원을 보유한 뉴올리언스도 치열한 플레이오프 경쟁에선 살아남을 수 없었다. 과연 이번에도 지난 시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 혹은 전력 보강을 통해 팀을 개편한 뉴올리언스가 대반격을 준비할지 간단한 오프 시즌 정리를 통해 알아보았다.
리그 최고 수준의 자이언&잉그램 듀오, 그러나 최고가 아니었던 성적

 

현재 뉴올리언스의 에이스가 누구인지 묻는다면 정확히 2명의 선수가 언급될 것이다. 데뷔 2시즌만에 올스타에 올라선 차기 슈퍼스타 자이언 윌리엄슨과 뉴올리언스에서 기량을 만개한 만능 포워드 브랜든 잉그램이 그 주인공.

인사이드에서 효율적인 득점원인 자이언과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포함한 중장거리 점프슛에 강점이 있는 잉그램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원투펀치였다. 자이언&잉그램 듀오가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매 경기 생산해낸 점수만 해도 무려 50.8점. 이는 워싱턴의 빌&웨스트브룩, 포틀랜드의 릴라드&맥컬럼 듀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팀별 최다 득점자 듀오 합산 기록
워싱턴 브래들리 빌&러셀 웨스트브룩: 53.5점 16.2리바운드 16.1어시스트 2.6스틸 0.8블록
포틀랜드 데미안 릴라드&CJ 맥컬럼: 51.9점 8.1리바운드 12.2어시스트 1.8스틸 0.7블록
뉴올리언스 자이언 윌리엄슨&브랜든 잉그램: 50.8점 12.1리바운드 8.6어시스트 1.6스틸 1.2블록

하지만 자이언&잉그램은 위 지표의 다른 듀오들과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했다. 타 팀의 듀오들과는 달리 자이언과 잉그램은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지 못한 것이다. 뉴올리언스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14개의 팀들 중 하나였고, 3시즌째 정규리그가 시즌의 마침표였던 리그의 약체에 속하는 팀이었다.

뉴올리언스의 2021-2022 정규리그 성적은 31승 41패로 서부 컨퍼런스에서 11위를 기록했다. 자이언과 잉그램의 득점력이 대단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외곽보다는 인사이드에 치우쳐 있는 스탠 밴 건디의 구시대적인 전술, 확실한 메인 볼핸들러의 부재로 인해 뉴올리언스는 승리보단 패배가 조금 더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뉴올리언스의 차기 시즌은 많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오프시즌 무브
 

뉴올리언스는 시즌 종료 후 얼마 되지 않아 스탠 벤 건디 감독을 해고했다. 부임한 지 1년도 넘지 않은 시점에서 그를 해고한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그의 구시대적인 경기 운영. 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자이언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이다.
 

새롭게 부임된 감독은 전 피닉스 선즈 코치인 윌리 그린. 커리어 첫 감독직을 맡게 된 그린은 아직 나이가 40대도 되지 않은 젊은 감독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뉴올리언스와 많은 소통을 나누며 감독으로서 함께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큰 틀을 바꿨다면 이제는 내부를 뜯어고칠 차례. 부품의 교체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시즌 내내 문제로 지적받았던 스티브 아담스의 처리가 가장 우선이었다. 아담스는 탄탄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 가담이 장점인 빅맨. 다만 아담스의 페인트존에 국한되어 있는 짧은 슈팅 거리는 리그 최고의 림 어택을 자랑하는 자이언과 어울릴 수가 없었다. 포지션은 가드지만 에릭 블렛소도 비슷한 케이스였다. 가드 포지션 최상위에 속하는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탄력적인 돌파를 즐겨하는 블렛소 또한 아담스와 함께 자이언의 공간을 잡아먹었다.

결국 두 선수는 나란히 멤피스로 이적하고 말았다.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는 요나스 발렌슈나스. 사실 발렌슈나스도 아담스와 비슷한 맥락의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공격 리바운드에 강점이 있으며 그에 따른 풋백 득점도 경기당 두 자릿수 점수는 거뜬히 넘을 정도로 뛰어나다. 그러나 아담스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 존재하는데 발렌슈나스의 슈팅 거리가 상당히 길다는 점이다.

#발렌슈나스 2020-2021 슈팅 차트

출처: NBA reference

위 지표에서 볼 수 있듯이 발렌슈나스는 인사이드에서 대부분의 공격을 시도하지만 3점 라인 밖에서도 슈팅을 던질 수 있는 빅맨이다. 성공률도 30% 중반을 기록할 만큼 준수하기에 적어도 아담스보다는 자이언과 좋은 호흡을 이룰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변화가 있었던 것은 프론트 코트만이 아니었다. 기존의 메인 볼핸들러 역할을 맡았던 론조 볼과 에릭 블렛소가 팀을 떠나면서 팀의 1번 자리가 공석이 됐다.

뉴올리언스가 제시한 해결책은 디본테 그래험. 2018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4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의 지명을 받은 그래험은 지명 후 곧바로 샬럿 호네츠로 향하며 기대 이상의 성장치를 보여줬다. 특히 데뷔 2년 차인 2019-2020시즌에는 평균 18.2점(FG 39.7%) 3.4리바운드 7.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비록 지난 시즌엔 라멜로 볼의 합류로 스탯 볼륨이 줄어들긴 했으나 커리어 통산 36.4%에 이르는 준수한 슈팅 능력은 건재한 상태. 이제 4번째 시즌을 앞둔 어린 선수기에 더 큰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시카고에서 온 장신 가드 토마스 사토란스키, 베테랑 3&D 자원인 가렛 템플이 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들은 벤치에서 출격하며 뉴올리언스의 라인업을 두텁게 만들어줄 예정이다.

뉴올리언스 선수단 변화

IN
디본테 그래험(트레이드)
요나스 발렌슈나스(트레이드)
가렛 템플(트레이드)
토마스 사토란스키(트레이드)

OUT
스티브 아담스(멤피스)
에릭 블렛소(클리퍼스)
론조 볼(시카고)
제임스 존슨(브루클린)
웨슬리 이원두(살럿)

2021-2022시즌 전망

 

냉정하게 말해서 뉴올리언스의 2021-2022시즌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와 센터를 교체했으나 그래험과 발렌슈나스가 확실한 전력 보강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래험이 분명 기존의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보여준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으나 론조 볼보다 뛰어난 가드라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볼이 아무리 하프코트 공격과 2대2 게임이 불안하다 할지라도 속공 상황에서의 강점이 자이언과 좋은 조합을 이루었기 때문에 포인트가드 교체가 좋은 선택이 될지는 새로운 시즌을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센터 포지션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했듯이 아담스와 발렌슈나스의 스타일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슈팅 거리가 긴 것뿐이지 발렌슈나스가 브룩 로페즈처럼 외곽 위주의 공격을 펼치진 않는다. 자이언&잉그램과의 효율적인 공간 사용을 위해 그린 감독의 조율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이다.

지난 시즌 뉴올리언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격이 아니었다. 뉴올리언스가 외곽슛이 약하긴 했지만 강력한 인사이드를 바탕으로 경기당 평균 득점 순위에서 리그 전체 9위(114.6점)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격 스타일은 올드 스쿨에 가까웠지만 나름대로의 효율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평균 득점보다도 많은 실점(114.9점)을 기록한 뉴올리언스는 리그에서 6번째로 높은 3점슛 허용률(38.0%)과 12번째로 높은 야투 허용률(46.9%)을 기록하고 있다. 자이언이 가로 수비와 팀 수비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발렌슈나스까지 합류하면서 뉴올리언스의 프론트 코트 수비가 더욱더 헐거워졌다. 농구계에서는 ‘공격은 흥행을 가져오고 수비는 승리를 가져온다’는 명제가 있는 만큼 뉴올리언스의 수비에 대한 문제는 시즌 내내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뉴올리언스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진출은 앤서니 데이비스와 드마커스 커즌스가 막강한 트윈타워를 이루던 2017-2018시즌이다. 리그에서 가장 고평가받던 2명의 빅맨이 한 팀에 있었기에 정규리그 6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플레이오프에서도 2라운드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뉴올리언스는 현재의 자이언&잉그램을 바라보면서 제2의 AD&커즌스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뉴올리언스의 팬들의 머릿속에는 이들처럼 팀을 승리로 인도하고 플레이오프로 이끌면서 더 나아가 우승까지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을 지도모른다.

과연 뉴올리언스가 다가오는 시즌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자이언과 잉그램의 커리어에서도 다가오는 시즌은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사진_AP/연합뉴스

 

점프볼 / 신준수 기자 sonmyj03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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