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린이 시럽제 1위' 북경한미약품, 생산량 3배 늘린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1. 10.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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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공장, 분당 시럽제 300병 생산
자동화 물류 창고도 공장 안에 구축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가 15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 본사에서 시럽제 생산 라인 증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 북동부 순이구의 북경한미약품 시럽제 생산 공장 2층. 시럽 형태의 변비약 리동(利動) 제품이 생산되고 있었다. 조제된 약제를 용기에 넣고 포장하는 단계별 생산 공정이 모두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진행됐다. 일본 화낙(FANUC)의 노란색 로봇 팔이 제품 100개가 들어 있는 상자를 팰릿(화물 적재용 받침)에 순서대로 옮겨서 쌓으면 출하 준비가 끝난다.

북경한미는 1층짜리 시럽제 생산 라인을 2층으로 확장하고 올해 7월 가동을 시작했다. 2층 신설 라인엔 10톤 규모 조제 탱크 4개와 저장 탱크 2개를 갖췄다. 1층 생산 라인 1곳에선 연간 7500만 병, 이층 생산 라인 2곳에선 연간 1억5000만 병의 시럽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증설로 연간 시럽제 생산능력이 2억2500만 병으로, 3배로 늘었다. 분당 300병의 시럽제가 완성된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대표)는 이날 시럽제 생산 라인·자동화 물류 창고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아동약이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아동약 중 시럽제 비중이 70~80%에 달한다”며 “만성적으로 동절기에 특히 늘어나는 수요를 모두 맞추지 못해 시럽제 생산 라인을 증설했다”고 했다. 중국 최대 규모 시럽제 생산 라인을 완성했다는 게 임 총경리의 설명이다.

15일 중국 베이징의 북경한미약품 시럽제 제조 공장에서 변비약 리동(利動)이 생산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2층으로 된 시럽제 생산 공장 옆엔 9층짜리 자동화 물류 창고가 있다. 베이징시 제약협회 규정에 따라 생산 단지 안에 원·부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전 과정을 스마트 물류 관리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자동화 창고를 지난해 완공했다. 팰릿 9100개를 동시 보관할 수 있는 규모다. 이전엔 외부 물류 창고 3개를 빌려 썼다. 월간 창고 임차료만 150만 위안(약 2억7500만 원)에 달했다. 임 총경리는 “스마트 자동화 창고를 내부에 만들어 창고 임차 비용을 줄이고 관리 비용을 절감했다”고 했다.

북경한미는 한미약품그룹의 중국 법인이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한·중 수교(1992년) 후인 1996년 설립했다. 법인 설립 전인 1994년 중국에서 출시한 어린이 유산균 정장제(장 건강 의약품) 마미아이(妈咪爱)는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다. 당시 중국에 어린이용 약품이 없어 아이들에게 성인용 약품을 쪼개서 먹이는 것에 착안, 한국에서 판매 중이던 ‘메디락’을 마미아이(엄마의 사랑이란 뜻)란 제품명으로 중국에 선보였다. 마미아이 연매출은 원화 700억 원대다. 북경한미란 회사는 몰라도 마미아이를 모르는 중국 부모는 없다는 얘기도 있다. 어린이 진해거담제(기침을 진정시키고 담을 제거하는 의약품) 이탄징(易坦静) 연매출은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아동용 의약품이 현재 북경한미 매출의 64%를 차지한다.

15일 중국 베이징의 북경한미약품 시럽제 생산 공장에서 일본 화낙의 로봇 팔이 제품 포장과 적재 작업을 하고 있다. /김남희 특파원

중국 저출산 흐름은 어린이 의약품을 주력으로 성장한 북경한미에 부담 요인이다. 북경한미 설립 당시 중국 연간 신생아 수는 2000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1000만 명으로 절반이 됐다. 출산률 하락 추세에 맞춰 성인용 의약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북경한미는 지난해 중국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받았다. 2020년 연매출은 11억9000만 위안으로, 2019년(15억1000만 위안) 대비 21%가량 감소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이 2019년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임 총경리는 “중국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 시행으로 내년부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 시장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목표는 두 자릿수 지속 성장”이라고 했다.

북경한미약품의 중국 베이징 스마트 자동화 물류 창고 내부. /김남희 특파원

북경한미는 2008년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센터를 자체 설립했다. 현재 연구원은 120여 명으로, 대부분 중국인이다. 북경한미는 연간 매출의 8~10%를 연구개발(R&D)에 쓴다. 보통 중국 제약사의 R&D 투자액이 연매출의 3~4% 수준인 걸 감안하면, 한미의 R&D 투자 규모는 적은 편이 아니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임 총경리는 “중국 바이오 산업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R&D도 화학 신약보다 바이오 신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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