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산책] 야박해도, 후해도 문제가 되는 '컨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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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유럽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선수끼리 '컨시드'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컨시드'는 매치 플레이 방식 골프 경기에서 짧은 거리 퍼트를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퍼터 샤프트 길이 남짓 퍼트라면 '컨시드'를 주는 게 관행인데 주지 않았다고, 퍼트를 그린에 눕혀 거리를 재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남은 파퍼트는 30㎝ 거리에 불과했기에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한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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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달 미국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유럽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선수끼리 '컨시드'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졌다.
'컨시드'는 매치 플레이 방식 골프 경기에서 짧은 거리 퍼트를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오케이(OK)'라고 하는데 '컨시드'가 맞은 용어다.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1m 안팎의 거리가 '컨시드' 대상이다.
승패와 상관없으면 아주 먼 거리 퍼트도 '컨시드'를 주고받는다.
이번 라이더컵 때 브라이슨 디섐보는 짧은 거리의 퍼트에 '컨시드'를 주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퍼터 샤프트 길이 남짓 퍼트라면 '컨시드'를 주는 게 관행인데 주지 않았다고, 퍼트를 그린에 눕혀 거리를 재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매치 플레이 방식 대회에서는 '컨시드' 논란은 드물지 않다.
지난 3월 PGA투어 델 매치플레이 대회 때는 더스틴 존슨이 상대 선수 케빈 나가 '컨시드'를 주지 않았는데도 볼을 집어 올렸다가 시비가 붙었다.
존슨은 3m 남짓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자 그대로 볼을 집어 들고 그린 밖으로 걸어 나갔다.
남은 파퍼트는 30㎝ 거리에 불과했기에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한 행동이었다.
문제는 너무 빨리 볼을 집어 올리는 바람에 케빈 나가 컨시드를 준다는 의사를 표명할 틈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상대 선수가 컨시드를 주지도 않았는데 볼을 집어 올린 셈이었다.
케빈 나가 '컨시드'를 준 것으로 인정해서 더는 일이 커지지 않았지만 '컨시드'를 줬네, 안 줬네 시비가 큰 사건으로 번졌던 적도 있다.
2015년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 때 앨리슨 리가 홀 바로 앞에 멈춘 볼을 집어 들었다.
앨리슨 리는 상대 선수 수잔 페테르센이 '컨시드'를 줬다고 여겼지만, 페테르센은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해 결국 앨리슨 리는 벌타를 받았다.
그런데 많은 골프 팬은 주지도 않은 '컨시드'를 받았다고 생각한 앨리슨 리의 부주의보다는 50㎝ 거리 '컨시드'를 주지 않았으니 벌타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 페테르센의 옹졸함이 더 나쁘다고 여겼다.
사실 '컨시드'는 주는 사람 마음이다.
기준이 따로 없다는 얘기다. 사람에 따라 다르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
공식 대회에서도 같은 거리라도 오르막이라면 '컨시드'를 주지만, 내리막 퍼트라면 주지 않을 수 있다.
딱 부러진 기준이 없다 보니 '컨시드'를 놓고 마음을 상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레크리에이션 골퍼들은 매치 플레이가 아니라도 '컨시드'를 주고받는 게 일상인 한국에서 '컨시드' 때문에 우정에 금이 가는 일도 더러 있다.
받을만한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컨시드'를 주지 않으면 서운한 게 인지상정이다.
'컨시드' 때문에 생기는 불화는 야박한 '컨시드'에서 비롯되는 게 일반적이다.
후하게 준다고 다 환영받은 것은 아니다. 거의 넣기 불가능한 거리인데 '컨시드'를 받으면 고마운 마음보다는 '봐주는 거냐'는 생각에 불쾌한 마음이 들 수 있다.
더구나 네 명이 함께 골프를 치는데 상대에 따라 '컨시드' 기준 거리가 다르면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수도 있다.
레크리에이션 골프에서는 가능하면 '컨시드' 기준 거리를 미리 정해놓고 지키는 게 좋다.
가장 일반적인 기준은 퍼터 길이지만 샤프트 길이인지, 그립을 포함한 길이인지도 명확하게 합의를 보는 걸 추천한다.
아예 홀 주변에 반지름 1m 크기의 원을 그려 넣은 골프장도 더러 있는데 라운드 전에 원 안에 들어가면 '컨시드'를 주고받자고 정해놓으면 시비를 방지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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