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헝다 CEO의 생존술

기자 2021. 10.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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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 핀테크 업체 앤트 그룹에서 핵심 사업인 소액 대출업을 분리해 국유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바람에 앤트 그룹의 지분 33%를 갖고 있는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추락 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부도설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헝다(恒大) 그룹의 최고경영자 쉬자인(許家印)이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 사회에서 회자되는 처세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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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 핀테크 업체 앤트 그룹에서 핵심 사업인 소액 대출업을 분리해 국유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바람에 앤트 그룹의 지분 33%를 갖고 있는 모기업인 알리바바의 주가는 추락 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 자체도 국유화만 되지 않았을 뿐 이미 경영권의 상당 부분을 빼앗긴 상태다.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도 국유기업들이 의결권을 얻고자 지분 확보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지 오래다. 중국에서 잘나간다는 테크 기업 대부분이 이런 지경이다. 중국에서 아무리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 기업을 일으키면 뭐하는가 하는 한숨이 나오는 것도 당연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속에서도 살아남는 기업인이 있다. 한때 부도설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헝다(恒大) 그룹의 최고경영자 쉬자인(許家印)이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 사회에서 회자되는 처세훈이 있다. “정부에 정책이 있으면 인민에게는 대책이 있게 마련이다.” 쉬자인이야말로 이런 격언을 살려 기업가가 어떻게 중국이라는 특수 환경에 적응하면서 경영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헝다 그룹은 무려 3000억 달러(약 358조 원)의 유동성 위기로 파산이 거론되지만 정작 쉬자인 개인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나 텐센트, 디디추싱 등 빅테크 기업과 전혀 다른 경영기법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그 비결은 바로 ‘배당 전략’이다. 쉬자인은 평소 이윤 배당에 정성을 쏟아왔다. 1996년 헝다 설립 때부터 배당률을 수익금의 43%가 넘도록 재무구조를 짜왔다고 한다. 지금껏 11번이나 배당을 실시했고, 그 배당금 총액의 3분의 2를 쉬자인이 차지했다. 결국 헝다 그룹의 현 자산은 국유은행으로부터 조달한 대출만으로 구성돼 있을 뿐이다. 회사가 망한들 쉬자인으로서는 조금도 아쉬울 게 없는 상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8일 자 파이낸셜 타임스는 쉬자인의 개인 재산을 특집으로 보도하면서 호주 골드코스트의 부동산을 비롯해 소형 제트기(4300만 달러·약 513억 원), 상업용 대형 항공기(9000만 달러·약 1075억 원) 그리고 60m짜리 초호화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숨겨진 해외 투자가 호주뿐일까?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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