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를 딸처럼 아껴주고 예뻐해주신 16년.. 함께 오래 살아요

기자 2021. 10. 18.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에게는 저를 며느리가 아닌 딸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시부모님이 계십니다.

16년 전 며느리로 들어왔으니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또 돌고 있습니다.

시부모님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에게 먼저 전화를 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닌데 마음 착하신 어머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저 또한 가슴이 뭉클해서 울컥했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랑합니다 - 시아버님 김춘중·시어머님 최귀례

저에게는 저를 며느리가 아닌 딸처럼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시부모님이 계십니다. 16년 전 며느리로 들어왔으니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또 돌고 있습니다. 신혼 초, 시부모님을 도와드리겠다는 열정으로 가득했던 저는 쑥을 캐러 가자는 두 분을 따라가서 열심히 쑥을 뽑아 보여드렸습니다. 그때 두 분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뽑은 건 쑥이 아니라 잡초였대요. 헐. 잎이 비슷해 보였는데…. 고추를 수확할 때는 밭에 모기가 너무 많고 고추를 일일이 따기가 귀찮아 아예 고춧대를 뿌리째 뽑아버린 꾀순이 며느리 일화도 있답니다.

마침내 두 분은 결론을 내리셨어요, ‘찬우 엄마는 돈을 버니 농사일은 안 도와줘도 된다’고요. 그 뒤로 저는 시댁에 내려가면 집안일과 부엌일은 열심히 잘하고 있답니다. ㅎㅎ

10월이 되면 들깨를 털어야 하는데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들깨를 털다가 온몸에 파스를 엄청 붙였어요. 들깨 터는 일이 이리 고단한 작업인지 정말 몰랐어요. 기다란 작대기로 들깨 대를 마구 치면 벌레랑 들깨가 같이 털려요. 거기서 들깨만 추려 방앗간에 맡기면 들기름이 나오는 거라고 하네요.

그동안 시부모님께서 매년 보내주셨던 들기름이 억만금의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부모님의 사랑이 담긴 귀한 들기름이었더라고요. 이 고난의 작업을 모르고 받아먹기만 했던 것을 반성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존경받아야 할 분들이 농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판매하는 농산물을 절대 비싸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세상에 힘든 일이 많지만, 농사일은 정말 엄청난 노동이랍니다.

아이 셋 낳고 정신없이 살아온 16년의 결혼생활. 시부모님은 결혼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에게 먼저 전화를 하신 적이 없습니다. ‘며느리가 바빠서 못 하겠지’ 이해해주시고 명절이나 김장 등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도 사정이 있으면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는 아주 신세대 시어머님이시죠.

제가 집안일 신경 쓰지 않고 이렇게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었던 것도 배려를 잘해주신 시부모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니 그러시는 건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며느리와 시어머니 관계가 어디 그런가요?

제가 20년간 자영업을 하면서 무릎이 안 좋아져 수술해야 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시어머님께서 ‘우리 찬우 엄마가 그간 너무 고생해서 무릎이 이 지경이 됐다’며 우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이 아닌데 마음 착하신 어머님이 그리 말씀하시니 저 또한 가슴이 뭉클해서 울컥했답니다. 시아버님은 그동안 일하느라 애썼다며 당신이 한푼 두푼 모아둔 돈을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으면 시부모님이 떠올라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답니다. 저를 사랑해 주시고 항상 예뻐해 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사랑합니다. 두 분 모두 아프지 마시고 우리 찬우 장가갈 때까지 살아계셔야 해요.

저희 가족도 아버님, 어머님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하면서 살게요!!

며느리 송희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립습니다·자랑합니다·미안합니다’ 사연 이렇게 보내주세요

△ 이메일 : phs2000@munhwa.com△ 카카오톡 : 채팅창에서 ‘돋보기’ 클릭 후 ‘문화일보’를 검색. 이후 ‘채팅하기’를 눌러 사연 전송△ QR코드 : 독자면 QR코드를 찍으면 문화일보 카카오톡 창으로 자동 연결△ 전화 : 02-3701-5261

▨ 사연 채택 시 사은품 드립니다.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소정(원고지 1장당 5000원 상당)의 사은품(스타벅스 기프티콘)을 휴대전화로 전송해 드립니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