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기간 가장 짧은 쌀 '빠르미' 덕분에 '3모작 시대' 열려
[경향신문]
재배기간이 국내에서 가장 짧은 쌀 품종인 ‘빠르미’ 덕분에 벼를 포함한 3모작 시대가 열렸다. 휴경기간을 이용해 쌀을 수확하는 동시에 연작 피해까지 막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기대된다.
충남도는 국내 쌀 품종 중 재배 기간이 가장 짧은 ‘충남 빠르미’를 활용해 전국 최초로 ‘벼를 포함한 3모작 시대’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부여지역의 한 시설하우스 농가가 토마토 수확을 마치고 빠르미를 재배한 뒤 심은 오이를 최근 수확했다. 이 농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방울토마토를 재배한 뒤, 같은 달 25일 빠르미를 이앙해 84일 만인 8월 17일 수확을 마쳤다. 이후 다시 오이를 심어 이번에 수확까지 하면서 ‘시설하우스 벼 3모작’을 완성했다.
부여지역에 많은 시설하우스 농사들은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토마토를 키운 후 6∼9월 멜론을 재배해 왔다. 또 1∼5월에는 수박을, 6∼9월에는 멜론을, 10∼12월에는 오이를 키우는 방식의 3모작도 시도해 왔다.
하지만, 시설하우스 속에서 진행하는 이런 방식의 3모작은 비료·농약으로 인해 토양 내 염류 집적을 유발, 연작 피해를 일으킨다. 이번에 벼를 포함한 3모작에 성공한 부여의 시설하우스 농가의 경우도 지난해 토마토를 재배한 뒤 바로 멜론을 재배했지만, 염류 집적에 따른 피해로 멜론을 거의 수확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농작물재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는 어려움을 겪었다.
충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비료·농약 사용은 토양에 염류를 집적시켜 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키고, 상품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농가 소득 감소를 부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토양 내 염류 집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물을 가두는 방식의 제염, 객토, 벼 등 흡비작물 재배, 표토 제거, 미생물제제 처리 등이 있는데 이 중 벼 재배를 통한 염류 제거는 효과가 85% 수준으로 가장 높다”면서 “벼를 재배하면 쌀을 수확하면서 동시에 토양 염류의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 벼는 재배기간(5~6개월)이 너무 길어 3모작은 시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때문에 그동안 상당수 시설재배 농가에서는 벼를 재배하지 않고 물만 채워 놓고 일정 기간 쉬는 경우가 많았다.
윤여태 박사(충남도농업기술원)는 “빠르미는 70일 안팎이면 수확이 가능한 만큼 짧은 휴경 기간을 활용해 염류 집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벼 수확까지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빠르미는 충남도농업기술원이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발한 극조생종 품종이다. 2기작(같은 작물을 연간 2차례 재배하는 것), 노지 2모작(다른 작물을 연간 2차례 재배하는 것), 시설하우스 3모작을 통해 농가 소득을 늘리고, 노동력·농자재·수자원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때문에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예상되는 식량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품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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