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청 없어 보청기로 개선 안 되면 인공와우 이식술 고려 [경희대병원 명의토크]

여승근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2021. 10. 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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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여승근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수술 전에는 보청기를 착용하고도 아무리 큰소리로 설명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하던 분이 계셨다. 그러다 보니 진료할 때마다 말소리를 무척 크게 해야 했고, 진료 후에는 제 목도 아팠었다. 수술 후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그 환자분께 큰 목소리로 진료를 했는데 환자분이 시끄럽다면서 좀 작게 말해달라고 하는 그 순간의 기쁨이 마음에 계속 남아있다. 청력이 개선되면 환자도 그렇지만 보호자가 더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서로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체에서 귀가 차지하는 부분은 표면적으로 작지만 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환자 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도 많이 떨어지게 된다.

난청이란 말 그대로 청각이 저하되거나 상실된 상태이다. 소리는 주파수(Hz)와 강도(dB)로 표현되는데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 주파수 범위는 20~20,000Hz로, 국제 기준에 따르면 청력역치 0~25dB 이하를 정상 청력역치, 26dB 이상부터 난청으로 판단한다.

여승근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발생 시기에 따라 난청은 ▲선천성 난청과 ▲후천성 난청으로 구분된다. 선천성 난청의 원인은 유전, 임신 중 산모의 약물중독, 풍진 · 매독 감염, 미숙아, 신생아 중증황달 등이다. 후천성 난청은 뇌막염, 폐렴, 중이염, 홍역, 볼거리, 만성질환, 두부외상, 약물의 오·남용, 소음성 난청, 노인성 난청 등이 포함된다. 후천성 난청의 원인 중 하나인 중이염은 외이와 내이 사이인 중이에 발생하는 모든 염증 질환을 말한다.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들 중에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질환인 중이염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이행이 된다. 만성 중이염은 약물로는 나을 수 없고 고실성형술이나 유양동삭개술과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다만 급성 중이염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안정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세균감염인 경우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통증이 있으면 소염진통제를 병행하여 사용하게 된다. 삼출성 중이염은 고열이나 이통 등의 증상 없이 단지 중이에 저류액이 차서 난청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난청 이외에는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에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유소아의 경우 이비인후과를 내원하지 않으면 발견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이다. 삼출성중이염의 경우 약물치료 없이 기다리면, 1개월이면 60%, 2개월이면 80%, 3개월이면 90%의 물이 빠지면서 좋아진다. 호전이 없는 10%의 경우 중이의 저류액을 빼고 환기관삽입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전신마취하에 수술을 해야한다.

난청의 종류에 따라 ▲전음성 난청, ▲감각신경성 난청, ▲혼합성 난청으로 나눈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도의 염증과 폐쇄, 고막천공, 이소골 파괴, 만성 중이염 등 외이와 중이의 병변으로 음의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감각신경성 난청은 내이와 청신경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고 혼합성 난청은 전음성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이 공존하는 난청을 말한다.

전음성 난청은 대부분 간단한 처치, 약물 치료와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나 감각신경성 난청은 약물이나 수술로서 청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보청기와 인공와우 이식술 같은 재활방법을 통해 청력을 개선할 수 있다. 보청기 착용은 중등도난청 이상이 있을 때 적용할 수 있고, 청력손실이 심할 경우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 개선이 없으면 인공와우 이식술을 시행하게 된다.

경희대학교병원의 경우 제가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배워온 2004년부터 현재까지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저는 또한 기초 이비인후과연구를 위해 보스톤 의대에서 면역생물학도 연수했는데, 연수 이후 어떤 현상을 보면 ‘왜 그럴까’, ‘왜 이 약을 써야 하는지’, ‘이러한 질환은 왜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그 원인을 직접 탐구하고 싶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연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많은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 보스톤 의대와 하버드 의대 연수 이후에는 1년에 2~3편의 외국 SCI(E)급 저널에 논문을 출간하면서, 당시에는 100편의 SCI(E)급 저널 출간이 목표이었다. 최근 10년 전부터는 1년에 10편 정도씩 출간하다 보니 목표인 100편을 넘어 현재는 정년까지 250편으로 목표를 바꾸게 되었다. 단지 연구는 양이 아닌 환자 치료 및 일상 생활로의 복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를 지속하려 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하고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치료하면서 갖게 된 의료철학은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소박하게, 착하고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다. 즉, 동료들에게는 ‘함께 일하고 싶은 의사’, 학생들에겐 ‘지도받고 싶은 교수이자 본 받고 싶은 의사’, 나아가 환자들에겐 ‘진료받고 싶은 의사’이길 희망한다.

여승근 교수|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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