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출새]구자룡"재주는 오징어게임이 부리고,돈은 넷플릭스가?법적으로 본 수익배분 논란은?"

박준범 입력 2021. 10. 18. 09:43 수정 2021. 10. 1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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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전 세계적 문화 현상으로까지 자리 잡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콘텐츠 자체에 관한 관심뿐 아니라 넷플릭스와 제작사 간의 콘텐츠 제작 방법과 수익분배 구조 문제까지 여러 논의를 낳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징어 게임>이 촉발시킨 법적 쟁점을 '사건in법'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구자룡 변호사,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오징어 게임 인기가 전 세계적이지요?

◆ 구자룡: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외국에서 조금만 성공해도 실제보다 과하게 언급하는 경우도 과거에는 종종 있었는데, 오징어 게임은 확실히 그런 수준이 아닙니다. 정말 '깜짝 놀랄 수준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일단, 넷플릭스 자체가 공식적으로 '오징어 게임이 역대 가장 많은 시청 가구수를 기록한 시리즈'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넷플릭스 콘텐츠 역사상 최초로 전세계 1억 가구 시청 돌파 기록을 세웠습니다. 1억 가구 돌파는 세계 최초입니다. 역대 2위하고도 차이가 많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넷플릭스 유료가입 가구는 400만 가구라서 절대 다수가 외국 시청자들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밖에 기록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서비스 중인 모든 국가에서 시청 1위를 달성한 최초의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드라마 분류를 넘어서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대상으로 집계한 종합 순위에서도 1위를 달성했습니다. 모두 최초, 최고의 기록입니다.

◇ 황보선: 오징어 게임의 문화적 성공 뿐 아니라 경제적 성공에 관해서도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죠?

◆ 구자룡: 네, 전 세계적으로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문화현상이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인데, 이런 문화적 성공만큼이나 경제적 성공도 대단합니다. 경제적으로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살렸다'라는 평가까지도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징어 게임이 오픈할 당시에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등의 기술주들이 모두 큰 하락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거의 유일하게 넷플릭스만 무려 시가총액이 24조원이나 상승했습니다. 하락장을 이겨내고 뚫고 올라간 수준이 24조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미국 경제전문지에서도 '기적에 가깝다'라고 평가할 정도이고, '오징어 게임이 적은 제작비용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는 점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황보선: 그런 경제적 효과를 보면서 일각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가져가는 것 아니냐'라는 말도 나와요. 수익 배분이 어떻게 되나요?

◆ 구자룡: 전 세계적인 성공이 있었지만 제작진과 출연 배우에게 추가 수익이 없다는 소식으로 그런 말들이 나오는 듯합니다.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이 오징어 게임의 제작은 넷플릭스가 제작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하고 이렇게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제작진이 콘텐츠를 생산하되, 제작진과 참여 배우들은 처음 계약을 맺은 정액의 대가만을 받고 그 이후 발생하는 수익과 저작권은 넷플릭스가 갖도록 계약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이후 '제작진과 배우에게 추가 수익이 없다'는 것에 관해서 의문을 표하는 분들도 많고, 또 제작진이나 배우는 우리나라 국적이고 넷플릭스는 외국 기업이라서 더 '불공정'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 황보선: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나요? 이건 법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구자룡: 사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전세계적 성공을 거두었으니 그 모든 수익이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배우들에게 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감정적인 평가일 뿐이고, 경제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이런 수익 배분을 불공정하다고 평가하긴 어렵습니다. 먼저, 이 콘텐츠가 성공을 했으니까 그 결과를 보면서 이런 말도 나오는 것이지 성공하지 못했으면 이런 논의도 없었을 것입니다. 만약 오징어 게임이 실패한 콘텐츠였다면 제작진은 원하는 작품을 만들면서 보수를 받고 배우들은 출연료를 받아서 헛수고는 하지 않게 되는 반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 250억원을 그대로 공중으로 날려 버렸을 것입니다. 사업 장래성에도 영향을 미쳐 시가총액도 떨어졌을 것입니다. 또, 전 세계적인 성공 요인 중 '월드와이드오픈'이 가능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런 면에서는 넷플릭스의 배급망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계약 조건에는 이런 계산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업 관련 법을 살펴보면, 이론상으로는 회사 성립이나 수익구조에 기여하는 모든 노력이 지분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지분을 가지는 사람은 결국 가장 큰 위험을 부담하면서 가장 큰 투자를 한 사람이 됩니다. 또, 이런 구조로 제작이 이루어진다고 '제작진과 배우들이 싫어할 것이냐?'라고 한다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배우도 처음에는 단역으로 시작해서 성공을 거듭하면 배역과 개런티가 올라가고, 나중에는 흥행수입의 일정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 러닝개런티를 받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진과 배우들도 그 과정에 있고 넷플릭스에 대한 협상력이 더 올라가는 단계를 밟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그래서 오징어 게임 제작진도 불만이 아니라 오히려 감사 표시를 했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 각본을 2008년에 썼지만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며 "넷플릭스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넷플릭스는 처음 아이디어를 듣고부터 계속 밀어줬고, 만드는 내내 지금까지 이렇게 편안하게 작품을 해 본 적이 없다.", "추가 수익이 없다는 걸 알고 시작한 거라서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반응들, 그것만으로도 창작자로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정작 제작진은 10년간 표류하면서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하던 작품을 세상에 내놓게 되어 기쁘다고 하고 있으니, 그 수익을 모두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10년간 있었음에도 외면했던 국내 투자배급사들에 대한 부분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 더 적절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주인이 가져간다'는 속담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속담은 사실 주인이 아무 리스크도 부담하지 않는 경우에만 적용될 수 있는 비유일 것입니다. 실제로는 곰을 사오는 가격을 지불하고 사료 값을 부담하면서 곰을 관리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곰이 부리는 재주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주인에게 곰은 계속 관리비만 투입되는 애물단지만 될 뿐입니다. 이렇게 세상은 곰의 주인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속담의 뉘앙스 때문에 곰의 주인이 착취의 아이콘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볼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황보선: 한편으로는, 이 이슈와 연결되어서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를 외부로 유출한 직원이 해고됐다는 뉴스도 화제가 되고 있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넷플릭스 직원이면서 넷플릭스와 분쟁관계에 있던 직원이 회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해고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넷플릭스 콘텐츠 중에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코미디 쇼 '더 클로저'(The Closer)'라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것이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 표현물이라는 논란이 뜨거웠는데, 이 직원은 성소수자로서 이 표현물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이 콘텐츠를 두둔한 넷플릭스에 맞서 파업을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직원이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를 공개한 것인데, 내용이 뭐냐면 '오징어 게임과 더 클로저 제작비가 엇비슷한데 더 클로저는 트렌스젠더 비하 논란만 일으키지 돈값도 못한다'라는 것입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 4명중 1명이 이미 오징어 게임을 봤을 정도라고 합니다. 아주 효과적인 비교를 위해서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가 함께 공개된 것은 역으로 오징어 게임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 황보선: 오징어 게임이 워낙 성공해서 그런지, 국정감사에도 등장을 했어요. '왜 KBS는 오징어 게임을 못 만드냐?'라는 국회의원의 질타가 있었다고 하죠?

◆ 구자룡: 네, 국감에서 국회의원들의 "한국방송공사는 왜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느냐, 오징어 게임으로 우리나라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방송공사가 그런 역할을 선도해야 한다"라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KBS에 대한 국감에서 등장할만한 질문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공영방송 자체가 방송법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인데, 방송법을 보면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국민이 여러 여건에 관계없이 양질의 방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며 공익에 기여하는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등 '공익'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목적을 강조하며 '수신료'를 징수 받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이 굉장한 성공을 거두기는 하였지만 사실 이것을 공영방송에서 지금 재방송 하라고 하면 그때는 또 다른 말들이 나올 것입니다. 폭력성이나 잔혹성이 강하다는 것은 시청하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것입니다. 공영방송에서 이 내용 그대로 만들었으면 폭력성이나 선정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것이고, 공영방송 수준에 맞추어 표현 수위를 조절했으면 표현의 자유는 온데간데없고 콘텐츠의 매력은 반감되었을 것입니다. 그 동안 '공영방송이 어떻게 그런 방송을 하느냐?'라는 질타가 이어졌던 국감이 오징어 게임 성공으로 모처럼 다른 질문이 나온 것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해왔던 질타들이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고 제작 환경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어 왔는지 오히려 그 부분을 따져볼 문제라고 생각되고, 그런 성공을 위한 밑거름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더라도 '꼭 그것이 공영방송에서 해야 되느냐?'라는 논의는 또 별개일 것입니다. 방송법으로 공영방송을 만들 때부터 공영방송과 OTT서비스는 가는 길이 달랐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한 국감에서 논의하기에는 결이 맞지 않는 질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황보선: 넷플릭스와 관련해서는 다른 이슈도 있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소송을 벌인 것인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 구자룡: 쉽게 말해서, 넷플릭스가 '인터넷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있느냐?'에 관한 소송입니다. 이게 문제되는 이유는, 넷플릭스 서비스는 동영상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데이터 크기가 매우 큽니다. 그런데 가입자도 매우 많아지면서 당연히 기존 망과 망 사용자들 사이에 데이터 전송이 크게 발생하게 되는데, 이런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하게 되면 기존 설치된 망에 부담이 발생하여 망 안전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헤비 트래픽 발생 업체로 인해서 넷플릭스를 이용하지 않는 다른 사용자들의 망 사용 속도도 동반 하락하게 되는 부담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 인터넷 사업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망 관리에 더 비용을 투자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게 망사용료를 내라고 하자 넷플릭스가 그런 의무가 없다면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냈다가 최근 1심에서 패소한 것입니다.

◇ 황보선: 넷플릭스가 패소했다면,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판결이 선고된 것인가요?

◆ 구자룡: 사실, 그 판결의 취지가 그렇게 딱 떨어지게 '망사용료를 낼 의무가 있다'라고 한 것은 아닌데, 내용을 살펴보면 망 사용료를 내는 쪽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먼저, 판결의 내용을 살펴보면, 넷플릭스가 '망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 망사용료 채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고 소송을 낸데 대해서 재판부는, '계약 자유의 원칙상 계약을 체결할지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는 당사자들이 협상에 따라 정할 문제니까 법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판결하면서 넷플릭스가 원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넷플릭스가 불리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SK브로드밴드가 사용료를 내라고 하니까 그런 협상과정을 회피하고 사용료를 내지 않기 위해서 '협상도 할 필요가 없고 사용료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내용을 판결로 얻고자 했던 것인데 그 청구가 기각된 것이라서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가서 협상을 통해 조율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망사용료 지급이 이례적인 일도 아니라서 넷플릭스가 내밀 카드가 많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넷플릭스는 미국과 프랑스 등에 사실상 망사용료 개념의 돈을 지불해 왔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왓챠, 아프리카TV 등 넷플릭스 유사 업체들이 이미 망사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SK브로드밴드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면 망 사용에서 배제하겠다고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협상을 통해 망사용료를 지불하는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황보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구자룡: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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