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 검사 농락' 집단 위증 자수 사건 주범 열 달째 도피

사법사상 초유의 무더기 거짓 위증 자수 사건 관련 중요 피의자 2명이 수배 상태에서 10개월째 도피 행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모자 관계인 이들에게 직·간접적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는 이들은 법원·검찰청사 주변에 플래카드까지 내걸어 조속한 검거를 바라고 있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2019년 10월 대전지검은 대전 한 정보통신(IT) 업체 전환사채 청약대금 200억 원가량을 임의로 보관하거나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으로 A(66)씨를 불구속기소했습니다.

A씨 큰아들(46)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사건은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에서 2년 넘게 심리 중입니다.

주요 증인 불출석 등 사유로 재판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A씨는 작은아들 B(43)씨의 10억대 사기 사건 재심 결정을 받아내기 위해 가짜 위증 자수를 공모한 혐의(위계 공무집행방해·무고 등)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12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전 B씨와 함께 종적을 감췄습니다.

검찰은 A씨와 B씨를 지명수배했으나, 10개월째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정에서 B씨 사기 행각을 증언했다가 금품을 앞세운 A씨 등의 회유에 넘어가 다시 'B씨는 사기범이 아니다'라고 무더기로 거짓말한 위증 자수자 8명은 최근 1심에서 범인도피죄 등으로 줄줄이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법률 지식을 활용해 구체적인 범행 방안을 작성한 대전지검 수사관 출신 법무사(64)도 징역 4년 형을 받고 항소심 중입니다.

A씨 모자에게 손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이들은 두 사람에 대한 공개 수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법 시스템을 농락한 가짜 위증 자수를 꾸민 두 피의자를 검찰에서 신속히 검거해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횡령 등 사건 재판이 늘어지면서 피해를 제대로 보상받지도 못해 고통스럽다"고 성토했습니다.

A씨는 현재 별도의 위증 혐의로도 기소돼 대전지법 형사3단독 차승환 부장판사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