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대수술, 특정팀 선수유출 'STOP', 내달 새출범

격년제로 열렸던 KBO리그 2차 드래프트가 대수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명 방식과 보호선수 범위 규정, 지명 뒤 의무등록 도입 등 큰틀에서 제도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차 드래프트라는 명칭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각팀마다 보호선수를 묶고 나머지 선수를 자유롭게 픽하는 방식이 아닌 퓨처스리그(2군)에 일정기간 머문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이적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KBO리그 2차 드래프트는 지금까지 5차례 시행됐다.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전력평준화로 리그가 좀더 건강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특정팀 유출과 유망주 육성 의지 저하가 폐해로 지적된 바 있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등 일부팀에 쏠린 편중된 선수유출이 반복됐다. 또 1~2년차 선수와 FA신청자를 제외하고 40인 보호선수 외 무차별 지명이 가능해 기껏 키워둔 유망주를 타팀이 헐값에 채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같은 이유로 올초 폐지위기를 맞았다. 실행위(단장단 회의)에서 득보다 실이많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2021년 11월로 예정된 여섯 번째 2차 드래프트는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실행위 결의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후 비판 여론이 일고 선수협도 반발했다. 이사회(사장단 회의)는 폐지대신 제도개선을 명했다.

개선안 도출이 막바지다. 지금까지 KBO 사무국과 10개구단 관계자들이 의견을 모았다. 변화 골자는 1군에 뛸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 구제와 특정팀 유망주 유출 차단, 영입 뒤 의무등록 강화 등이다.

2차 드래프트는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등 신생팀 창단과 맞물려 만들어졌다. 선수들의 출전기회 확대와 함께 리그 전력평준화 기여가 목표였다. 신생팀들이 리그에 안착하면서 전자에 대한 필요성은 많이 희석됐다. 2020년 NC 다이노스가 우승을 차지하고, KT 위즈 또한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올시즌은 1위를 질주중이다.

선수 유출 편중은 매번 심화됐다. 두산은 5차례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23명의 선수를 내주고 영입은 11명에 그쳤다. 키움은 11명을 내주고 6명을 데려왔다. 총 7명을 내준 한화와는 대조를 이룬다. 성공 사례도 있지만 선수를 데려간 뒤 제대로된 출전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었다.

KBO는 여러안을 놓고 시뮬레이션 작업을 했다. 포괄적인 2차 드래프트보다는 원래 취지인 퓨처스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는 실용적인 측면에 집중키로 했다. 2군에 일정기간 머물러 자격이 되는 선수에게 이적 기회를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오랜 기간 1군에 뛰지 못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게 되면 유망주 유출 부담도 덜게 된다. 일단 선수를 데려가면 메이저리그 '룰5 드래프트'처럼 일정 부분 1군 등록을 강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의무등록을 강조하면 영입하려는 구단들이 주저할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의무등록 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는 막판 협의가 치열하다. 이달안으로 최종안을 이사회에 상정, 다음달 실시를 목표로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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