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추는 삼성전자..ELS 투자자도 '조마조마'

최이레 입력 2021. 10. 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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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ELS]②
주가 하락에 발행량 줄며 1위 자리 내줘
조기상환 어려울듯..원금손실까진 안갈듯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초 고점을 찍은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타면서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발행한 ELS의 경우 6개월 단위로 찾아오는 중간평가 기간이 속속 도래하고 있는데 현재 주가 수준으로는 조기상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그만큼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는 셈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주가가 추가로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어서 원금 손실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기초자산 위상 흔들리는 삼성전자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주식형 및 혼합형 ELS 규모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2조9386억원 수준이다. 개별 종목과 지수를 섞은 혼합형이 1조8893억원으로 가장 많고, 해외 및 국내 주식형이 각각 7743억원과 274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ELS 기초자산으로써 삼성전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면서 발행액 기준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10년간 ELS의 기초자산으로써 활용도가 가장 높은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2011년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1조9300억원으로 2조원에 근접했다. 2015년을 안팎으로 홍콩H지수 폭락에 따른 원금손실 사태로 발행량이 급감했지만 지난해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면서 입지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ELS 발행액이 다시 크게 줄면서 미국 반도체 기업인 AMD(Advanced Micro Devices)에 1위 자리를 뺏겼다. 특히 이번 달엔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에도 밀리면서 종목형 ELS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투자 자금 상환 더 기다려야

당장 올해 상반기에 삼성전자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조기상환 기준에서 멀어진 탓이다. 

보통 ELS 조기상환을 위한 중간평가는 6개월마다 찾아온다. 조기상환에 성공하면 단기간에 예·적금보다 높은 이자와 함께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직접 투자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반면 조기상환에 실패할 경우 다시 6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기다린 만큼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진다. 

연 5%의 수익률을 제시한 ELS의 경우 6개월 만에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2.5%(세전), 1년 만에 성공하면 5%를 수익을 지급하는 식이다. 조기상환이 늦어질수록 수익률은 높아지지만 그러다 보면 자칫 원금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올해 4월 발행된 삼성전자 ELS를 예로 들면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조기상환 기준은 충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식형 ELS의 경우 보통 최초 기준가 대비 5~10% 이내에서 주가가 움직이면 투자금을 돌려주는 조건을 제시하는 데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지난 4월보다 10% 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4월 삼성전자 관련 ELS 발행액은 2887억원 수준으로 연중 최대 규모였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발행된 삼성전자 ELS의 경우 3분기가 중간평가 시점이었는데 1분기 당시 주가가 8만원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탓에 일부 조기상환에 실패한 물량이 나왔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그 이후로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에도 조기상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

다만 삼성전자 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ELS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초 기준가 대비 40% 넘게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은 돌려준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실적이 양호해 단기 조정 후 재차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일부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8만원대 후반에서 9만원대 중반의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ELS는 녹인 배리어(원금손실 구간)를 최초 기준가 대비 40%로 설정하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고점을 찍었던 연초에 ELS에 투자했더라도 아직 손실 기준점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주가가 이미 많이 내린 데다 향후 실적과 주가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최이레 (i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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