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 "국민 건강과 생명 지키는 최고의 학회로 도약하겠다"

박효순 기자 2021. 10. 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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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은 수술 전·중·후 환자 관리의 전문가로서, 중환자 관리의 전문가로서, 심폐소생술 전문가로서, 그리고 통증치료 및 관리의 전문가로서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1956년 창립된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마취, 통증, 중환자 분야 진료에 있어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 지속적인 학문의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현재 회원수가 6000여 명, 전공의가 800여 명에 이르는 큰 단체로 성장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통증학회를 비롯하여 대한뇌신경마취학회, 대한신경근연구학회, 대한이식마취학회, 대한소아마취학회, 대한마취약리학회, 대한산과마취학회, 대한심폐혈관마취학회, 대한호흡관리학회, 대한척추통증학회, 대한IMS학회, 대한부위마취학회, 대한노인마취통증학회, 대한외래마취학회, 대한기도관리학회, 대한외상마취연구회 등 17개 세부전문학회와 연구회가 결성되어 활발한 학술, 연구 활동을 통해 각 전문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재환 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59, 고려대 의대 교수)은 지난 15일 취임 1주년을 즈음해 가진 경향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수술 환자의 안전한 마취 관리는 의료의 발전과 국민건강 향상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회원들이 의사로서 자기 분야의 공부와 노력을 더 열심히 하여 최고의 진료역량을 갖추게 하고, 또 그러한 실력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전문가적 윤리와 도덕성을 갖춘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환 이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수술 중 안전한 마취의 중요성과 제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환자안전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켜 위원회 활동을 강화하는 등 쇄신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학술위원회 산하로 운영되던 환자안전위원회를 정식 위원회로 승격시켰다. 또한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들에 따른 사회적 요구사항과 맞물려 윤리위원회를 새롭게 발족시켰다. 환자안전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 보다 안전한 마취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마취 환자 안전 분야에서 학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의료현장에서 직접 적용이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리위원회를 강화한 것과 “대리마취를 하거나 의사로서의 윤리를 현저히 어긴 회원들에 대한 제명 등 과감한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학회도 어려움이 크실텐데, 어떤 회무에 주력하고 계십니까.

“학회 활동의 위축, 특히 교육과 학술활동의 위축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사장이 되어 처음으로 학회 홈페이지에 온라인 교육센터를 새롭게 만들었으며, 전공의 온라인 통증 수련교육을 위한 온라인 통증교육센터도 개설을 위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학회는 회원들에게 의사로서 자기 분야의 공부와 노력에 게을리 하지 않아 최고의 진료역량을 갖추게 하고, 또 그러한 진료를 환자에게 전문가적 윤리와 도덕성을 갖춘 최선의 노력으로 제공하고자 합니다.”

―마취통증의학 교과서 개정판을 발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2014년 3판이 발행된 후 7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지나, 빠르게 변화하는 의학의 흐름에 뒤처지고 있어 교과서 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 4판 교과서는 내년 초 출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새 책에는 최근의 혁신적인 마취통증의학의 발전상을 수록할 예정입니다. 수술실과 통증외래, 중환자실을 넘어 진정, 주술기 관리에 이르기까지 확대되는 영역에 따른 최신의 다양한 수술 및 마취 방법과 그에 따른 병태생리의 이해에 대해 중점으로 다룰 것입니다. 새 교과서를 통하여 마취통증의학 학문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마취통증의학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국제 활동은 어떻습니까.

“현재 학회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세계 주요 11개국 학회와 국제적인 상호 협력과 교류에 관한 MOU를 맺어 활동하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직접적인 접촉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학회는 위축된 직접적 국제교류를 대신할 비대면 화상회의 및 화상 컨퍼런스 개최 등으로 글로벌 연대와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국제적인 인지도와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우리나라에서 지난 1990년 아세아·오세아니아 마취통증학술대회가 개최된 이후 약 30여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2022년 아세아·오세아니아 마취통증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한국의 발전된 마취통증의학을 아시아 및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올해 7월 대구에서 개최되었던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삼남지회(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지회) 학술대회에서 학회 임원진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학회에서 구성한 환자안전위원회는 어떤 배경에서 들어졌으며, 주요 역할은 무었입니까.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마취통증학회연맹에서는 수술 환자의 안전한 마취 관리를 위한 국제기준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0년 6월 우리 정부도 마취 환자 관리의 안전한 기반을 마련하고 의료 질을 개선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마취적정성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이처럼 국내외 의료계에서 마취 환자 안전에 대한 이슈와 관심도가 증가하는 흐름에 발 맞춰 학회에서는 그 동안 학술위원회 산하로 운영되던 환자안전위원회를 제가 이사장이 되면서 2020년 11월 정식 위원회로 승격시켜 발족했으며, 현재 각 대학의 전문가 12인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환자안전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수술을 받는 환자에게 보다 안전한 마취 환경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마취 환자 안전 분야에서 학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의료현장에서 직접 적용이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활동을 많이 할 수는 없지만, 향후 세미나와 워크숍에서는 학회가 전문학회로서 마취환자 안전에 있어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해 각 분야의 전문가와 관련부처 관계자들을 초청해 논의할 방침입니다.”

―학회가 윤리위원회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근 폭로되는 의사들의 비윤리적인 행위들에 따른 사회적 요구사항과 맞물려 바람직한 의사의 자세와 행위 규범에 대한 안내 및 지도에 대한 요구가 있었습니다. 이에 본 학회에서는 제가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윤리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앞으로 장기적으로 학회 윤리규정에 의료 환경의 변화를 반영할 예정입니다. 최근 문제가 된 성형외과의 경우 대리수술 관련자를 제명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한 것처럼 본 학회에서도 대리마취를 하거나 의사로서의 윤리를 현저히 어긴 회원들에 대한 과감한 조치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하여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 보호에 앞장서고 환자 안전에 이바지하는 전문가집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학회가 전문간호사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마취는 환자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고도의 지식, 기술 및 임상경험이 요구되는 전문적인 의료행위로 그 무엇보다도 환자 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진료 행위입니다. 수술을 위한 마취 행위는 마취 전에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마취 계획을 세워야 하며, 이에 바탕을 둔 안전한 마취를 실시해야 하며, 마취 중에는 환자의 생명징후를 관리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관리해야 하고, 마취 종료 후에는 환자의 통증을 조절하고 충분히 회복 시켜야 하며, 이후 병실에서는 최적의 환자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련의 연속적인 종합 진료 과정입니다. 안전한 마취법 개발 과정에 있었던 환자 생명과 관련된 무수한 안전사고와 이를 극복해 나가는 마취 발전의 역사가 종합 진료 과정으로서의 마취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취진료와 마취행위는 반드시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또는 마취에 대하여 특별히 교육 받은 의사 본인이 직접 환자에게 실시하여야만 진료행위입니다.”

―최근 보건복지부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안 중 마취부분을 보면 마취전문간호사의 업무에 의사 지도하에 마취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할 수 있게 공지했습니다.

“이는 마취전문간호사가 마취를 할 수 있게 해석될 여지를 주었으며, 실제로 마취전문간호사는 의사의 지도, 지시하에 마취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사정이 열악했을 때 의사, 치과의사 자격이 없는 분들이 진료하고 수술하던 시절이 있었으며,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행위를 한때 정부가 합법이라고 유권해석 해줬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행위는 불법으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 앞에서 김재환 이사장이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안에 반대하는 학회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첫째, 마취전문간호사가 실시한 마취환자 사망사고에 대해 대법원에서 마취전문간호사가 실시하는 마취는 단독이든 혹은 의사의 위임에 의해서건 간호사는 무면허의료행위로, 지시나 지도한 의사는 무면허의료행위 교사로 최종 판정된바 있습니다(대법원 2010.3.25). 둘째, 이후 정부에서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단독 혹은 지시에 의했든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는 불법이라고 새롭게 해석하였습니다. 셋째, 의료법 제78조(2018.3.27. 개정)에 의하면 전문간호사라는 의료인 직역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니라 전문간호사는 전문적인 간호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어,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진료는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넷째, 의료법(의료법 제24조의2, 2016.12.20. 설명의무법)에 의하면 수술, 전신마취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된 ‘시행 의사’의 성명을 환자에게 설명하여 기록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게 하여, 간호사에 의한 마취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논란이 생기는 겁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취간호사회는 전문간호사 업무규정이 미비해서 그렇다거나, 마취의사가 부족해서 그렇다거나, 의사의 지시하에 마취를 시행하겠다거나, 외국에도 있는 제도라거나, 한때 정부에서 허락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의사 지시하에 마취를 계속 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법원과 정부에 의해 마취전문간호사에 의한 대리마취는 대리수술과 같이 불법임이 최종 확정되었는데도 계속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현재 활동 중인 약 200여명 마취전문간호사는 그럼 어떤 역할을 하나요.

“수술실에는 직접적인 마취진료 말고도 할 일이 많습니다. 마취전문간호의 역할로는 마취환자 인계, 마취환자 약물 준비, 마취환자 정맥로 확보 및 약물 정맥 내 투여, 마취환자 혈액 샘플 채취, 마취환자 수술 중 생명징후 감시, 마취환자 기록지 체크 및 정리, 회복 후 마취환자 간호 등등 마취통증의사와 같이할 수 있는 얼마든지 많은 업무가 있습니다. 마취진료에 도움을 주는 마취전문간호를 통한 전문적인 협력은 언제든지 감사하지만, 마취전문간호사 자격을 바탕으로 마취통증환자 진료에 나서려는 시도는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실제로 회복간호사협회에는 약 1000여명의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분들과는 회복 간호 업무를 바탕으로 협력적인 파트너 관계로 마취통증의사와 잘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사장님은 어떤 좌우명(생활신조)을 갖고 계십니까.

“세상은 가짜는 아니지만 진짜 진짜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가진 감각인식의 한계로 인해 경험으로 파악할 수 있는 현상은 실재이기는 하지만 참된 본질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생이란 제한적인 감각기관을 통해 현재를 경험하여 기억의 형태로 정보화하면서 삶의 의미를 완성해가는 일련의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개인적 상황에 매몰되어 각박하게 살지 말고 큰 전체 속에서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살고자 합니다.”

―특별히 건강관리의 비결은.

“약 10년전에 체중을 10㎏ 정도 줄인 후 계속 줄인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요요현상에 빠지지 않고 줄인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하루 출퇴근 시에만 최소 40분 이상은 걷습니다. 주말에는 날씨가 좋으면 약 4시간 정도 산행을 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헬스장에서 약 1시간 30분 정도 운동하고 있습니다. 요추부 디스크가 있지만 수술은 하지 않고 있으며, 급성 통증기에는 신경차단으로 치료하고, 평소에는 허리근육 근력강화 스트레칭으로 관리하여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등산과 대중교통 이용이 건강과 허리근육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추후 시간 여유가 된다면 명상을 배우고자 합니다.”

―마취통증의학이 많이 발전해 국민건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효과적인 마취 방법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단순하고 간단한 수술을 빨리 끝내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의료의 발전은 수술동안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마취 방법의 개발과 마취과 의사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우수하게 잘한다고 알려진 간이식 등 장기이식 수술의 경우 전신마취 하에 장시간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장기를 이식하는 외과의사의 술기뿐 아니라, 수술동안 마취된 환자가 살아있게 관리하는 마취통증의사의 역량도 매우 중요합니다. 마취통증의사는 수술 중에 복잡한 수술 절차와 복잡한 환자의 병태 생리 상태에 맞추어 세심하고도 예민한 마취관리를 함으로써, 이식된 장기의 기능을 최대로 유지하게 하는 최고 난이도의 마취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술 후 환자의 회복 과정에서도 이식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등 전체 이식 과정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첨단 분야 수술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고 또 성적이 좋은 것은 외과의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마취통증의사의 수준이 세계최고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설명을 해주세요.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평소 중환자치료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술 후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혈압유지약물과 적절한 수액 및 영양을 공급하여 혈압과 심장박출량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며 기타 장기 기능을 개선하기 위하여 집중적으로 환자를 치료합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발생하여 산소요법과 인공호흡기 치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자 우리 학회와 회원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의 호흡관리는 평상시 우리 학회가 중점적으로 다루던 분야임을 볼 때, 전세계적인 호흡기 감염병인 코로나19 발생이라는 커다란 위기를 만나 우리 학회와 회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11월 중국 북경에서 개최되었던 아세아·오세아니아 마취통증학술대회에서 한중일 삼국이 모여 회의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4년 마다 열리는 아세아·오세아니아 마취통증학술대회는 내년 11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최근 통증치료가 중요한 분야로 떠올랐는데요.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외과수술과 관계된 통증치료에 매우 적극적인 경향을 보임은 물론 만성통증에도 다양한 시술법을 시도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만성 통증질환 중 상당 부분이 퇴행성 변화에 기인하는데, 한국사회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른 고령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노인 인구의 상당수가 산업화 과정에서 부족한 건강관리를 받으며 주로 과도한 노동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만성퇴행성 통증이 많이 발생합니다. 학회는 이러한 만성퇴행성 통증관리 외에도 암성통증 조절 및 마약성진통제 관리, 호스피스 완화의료, 다학제진료, 정부정책에 발맞춘 중증 통증질환 보장성 강화 등 삶의 질과 관련된 통증성 질환치료에 적극 대응하여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 캠페인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학회에서는 10월 16일 세계 마취의 날(World Anesthesia Day)을 즈음하여 마취 수술 안전성 인식 제고를 위한 라디오 캠페인 광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캠페인은 10월 1일부터 한 달간 KBS 쿨 FM과 해피 FM의 간판 프로그램을 통해 출퇴근 시간을 비롯하여 오전, 오후 등 다양한 시간대에 송출 중입니다. 방송은 ‘수술을 위한 마취, 당신의 생명과 안전을 누구에게 맡기고 계신가요? 정확한 환자 평가, 수술 중 안전하고 편안한 마취, 수술 후 통증 관리,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여러분을 지켜드립니다’ 라는 내용으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리수술과 마찬가지로 대리마취의 불법성과 위험성에 대하여 널리 알려 국민들이 이에 대하여 경각심을 갖게 하여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수호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최근 정부가 실시한 마취적정성 평가의 대상을 일반 병의원으로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에 공개된 마취적정성 평가의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전부 1등급 혹은 2등급인 반면 종합병원은 3~5등급을 받은 곳들이 45.5%에 달하고 5등급을 받은 곳도 20%를 넘었다. 학회는 또한 마취비용 청구 시 마취실명제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법에 의하면 수술, 전신마취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된 ‘시행 의사’의 성명을 환자에게 설명하여 기록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술 및 마취 수가를 청구할 때에는 마취통증의사의 서명이 없이 수술의사의 서명만으로도 마취비용 청구가 가능하다.

“인간의 인식능력의 한계와 수술 및 마취 시행 부위의 상이함으로 인해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수술과 마취를 동시에 시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환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수술은 외과 전문의가, 마취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입니다. 최근 수면마취가 증가하면서 시술하는 의사가 수면마취까지 담당할 때 의료사고가 증가하는 원인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환자들도 안전을 위해 마취를 누가 하느냐에 대해 알 권리가 있으며, 마취담당 의사의 실명제를 도입해서 마취환자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습니다. 또한 이런 마취실명제가 없기 때문에 비용을 아끼기 위해 마취통증의사 고용이나 초빙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해서 환자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되고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국제화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학회 회원들의 자격이 외국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취통증의학회는 2017년부터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여 마취통증의학 각 분야의 발전을 국제적으로 선도하면서 이에 따른 과학적인 근거와 학문적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20년 국제학술대회에는 해외 참석인원이 900명이 넘어 이미 아시아에서는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

1981년 진주고를 졸업한 김 이사장은 고려대 의대 본과 2학년인 1984년 고대의대 교지인 호의령(虎醫鈴) 편집장 역임했다. 1980년대 당시 여러 의과대학의 교지가 있었으나 현재까지 계속해서 끊어지지 않고 교지를 발행하는 곳은 호의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기형 전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장일태 나누리병원 이사장, 정한영 아주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유호인 성남중앙병원 원장 등이 당시 호의령에서 활동했다. 김 이사장은 호의령 지도교수(2016~2020)도 역임했다.

*사진=대한마취통증의학회 제공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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