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 달라진 먹이사슬..이젠 전북이 울산에 떨고 있다

[인터풋볼=전주] 김대식 기자 = 울산 현대가 전북 현대에 약하다는 말은 반대로 적용해야 될 것 같다.

울산은 17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전북에 3-2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한 울산은 포항스틸러스와 ACL 결승 진출을 다툰다.

울산은 지난 2시즌 동안 매번 중요한 승부처에서 전북을 넘지 못했다. 전북과 울산의 경쟁 구도가 본격적으로 구성된 2019시즌부터 울산이 전북을 꺾은 건 단 1차례 밖에 없었다. 고비처마다 전북만 만나면 작아지는 울산한테는 전북 징크스가 달라붙었다. 홍명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도 전북과의 맞대결 양상을 가장 걱정했다.

전북만 만나면 작아졌던 울산은 이번 시즌에는 완벽히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지만 2번째 맞대결에서 4-2 완승을 거두면서 앞서기 시작했다. 3번째 대결도 0-0이었지만 울산이 전북을 상대로 지배하는 경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만난 ACL 8강에서의 현대가 더비. 울산한테는 이겨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트레블을 노리기 위해서, 리그 경쟁 구도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 전북을 상대로 시즌 전적 우위를 위해서 울산은 적진에서 승리가 필요했다. 울산이 치고 나가면, 전북이 따라잡는 양상으로 치열한 120분 승부였지만 전체적인 내용 면에서도 울산이 우세했다.

그에 비해 전북은 오늘도 어렵게 경기를 풀었다. 이번 시즌 전북은 승부처를 넘지 못해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5월 연패에 빠졌을 때에도, 지난 ACL 16강전에서도 전북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를 놓치거나 힘겹게 풀어가면서 시즌 운영을 스스로 어렵게 만들었다. 자초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울산의 압박에 고전하면서 측면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만 진행했다. 전북은 울산의 장점을 잘 막아내지 못했지만 울산은 전북의 강함을 잘 방지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 김보경과 한교원이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팀으로서 강한 모습보다는 개인으로서 상대를 공략하는 모습이었다.

끝내 이동경에게 일격을 맞은 전북은 이번 시즌 울산을 상대로 2무 2패. 결국 트레블을 앞세우던 전북한테는 리그밖에 남지 않았다. 울산만 만나면 이길 것처럼 느껴졌던 전북은 이제 울산만 만나면 걱정해야 되는 힘으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