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왜 전투기 조종 못해" 했던 그녀, 4성 장군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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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시절 "여자는 왜 전투기 조종사가 될 수 없느냐"고 따졌던 여성 생도가 4성장군으로 진급해 미군에서 가장 중요한 부대를 이끌게 됐다.
"밴 오보스트 장군이 공사에 입학했을 때 그는 이미 민간 조종학교에서 1000시간 이상의 비행을 경험했습니다. 공사에서도 전투기 조종을 지망했으나 당시(1980년대 후반)만 해도 여성은 전투기 조종사가 될 수 없었죠. 졸업과 동시에 '어떤 기종을 조종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기종을 나열했습니다. 공군은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으나 결국 밴 오보스트 장군 뜻대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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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생도 때 "전투기는 안돼" 지적에 "수긍 못해"
17일 미 국방부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州) 스콧 공군기지에 있는 미 수송사령부(TRANSCOM)에서 사령관 이·취임식이 열렸다. 수송사령부는 미 국방부 직할 11개의 통합전투사령부 가운데 하나다. 사령관은 모두 대장 보직이며 소속 군종과 상관없이 사령부 예하에 편성된 육해공군 부대를 전부 통솔한다. 미군에서 통합전투사령관이 되는 건 최고 영예로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여성인 재클린 밴 오보스트 공군기동사령관을 통합전투사령부에 해당하는 수송사령부의 사령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얼마 전 상원 인준 절차를 마친 밴 오보스트 공군 대장은 이날 스티븐 라이언스 육군 대장 후임으로 새 수송사령관에 정식 취임했다.
밴 오보스트 사령관은 1988년 미 공사 졸업생으로 오랫동안 수송기를 조종한 사실 정도만 공개돼왔다. 그런데 이날 이·취임식에 참석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밴 오보스트 사령관의 약력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간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꺼내들었다.
오스틴 장관이 “대다수 공군 조종사들은 평생 한 종류의 비행기만 조종하지만 밴 오보스트 장군은 (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포함해 무려 30가지 이상의 기종을 조종해봤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밴 오보스트 장군은 T-1A, T-37B, T-38A 등 훈련기와 F-15B, F-16B 등 전투기부터 C-32A, C-12C, C-17A, C-23A, C-141B/A 등 수송기와 KC-135R, KC-46A 등 공중급유기까지 다루지 않은 기종이 없을 정도다.
밴 오보스트 사령관을 극찬하며 오스틴 장관은 “그가 (남녀차별의) 장벽을 허물고 성과를 보여줬다”고 했다. “젊은 여성들에게 ‘여성도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면 못 이룰 일이 없다’는 교훈을 줬다”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밴 오보스트 사령관을 지명하며 “탁월한 자질을 갖춘 전사이자 애국자”라고 칭찬한 바 있다. 이어 ”직무능력과 청렴성, 국가를 위한 의무 수행에서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경력을 쌓아올렸다”며 “그가 내디딘 발걸음은 우리 군대가 여성에게 기회의 문을 열고 더욱 넓히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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