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27] 배구에서 어시스트(Assist)는 어떤 의미일까
배구에선 공식적으로 어시스트(Assist) 기록을 집계하지 않는다. 어시스트라는 개념 자체는 존재하지만 기록으로 처리할 정도로 세분화된 부분으로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없다. 개인 기록 분석이나 전략 분석 등에서 어시스트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격, 블로킹, 서브, 득점, 디거, 세터, 리시버 등 여러 기록 등이 있는데 반해 어시스트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진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9.3.2항은 어시스트 히트(Hit)에 관한 정의로 선수가 경기 지역내에 있는 볼을 히트하기 위해 팀원이나 어떤 구조물, 물체의 도움을 받는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다. 3회 이내에서 볼을 터치하는 배구 경기에선 범프(리시브), 세트, 스파이크 등의 여러 기술 동작이 정해져 있다. 따라서 어시스트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아주 드물다.
원래 어시스트라는 말은 남을 거들거나 지원하는 행위를 뜻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도움이라고 번역해 사용한다. 어시스트의 어원은 라틴어 ‘Assistere’에서 유래해 어떤 일이나 노력을 돕는 것을 의미했다. 고대 프랑스어 ‘Assister’를 거쳐 15세기 영어로 차용됐다.
스포츠적인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865년 미국 야구에서 비롯됐다. 야구에서 어시스트는 야수가 상대 주자를 아웃으로 처리하기 위해 볼을 던져주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 어시스트를 보살(補殺)이라고 불렀다. 보살은 일본식 한자어로 공격측 플레이어를 아웃시킬 수 있도록 동료 야수를 도와주는 플레이의 기록상 용어였다. 하지만 현재는 보살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영어 원어 어시스트를 그대로 사용한다.
축구에서 어시스트는 득점에 공헌한 플레이를 지칭할 때 쓴다. 득점에 공헌하는 행위로 어시스트는 공격포인트로 기록한다. 선수의 공격성향을 분석할 때 득점과 함께 데이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농구에선 득점 기회가 있을 때 같은 팀 선수에게 패스를 해 받은 선수가 득점을 하면 어시스트로 기록한다. 어시스트 기록은 기록원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기도 하는데 엘리웁슛의 경우 어시스트로 기록하는게 일반적이다.
네트를 치고 하는 종목에선 어시스트의 중요성이 야구, 축구, 농구 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테니스, 배드민턴 등은 원 터치로 공을 상대방에 넘겨야 하기 때문에 어시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배구는 자기 진영에서 공격을 위한 터치를 3회 이내에서 해 어시스트 히트라는 것을 인정하고는 있다. 하지만 블로킹, 속공 성공률, 리시브 등 다른 기록 등에 가려 어시스트 기록은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배구에서 가장 어시스트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세터가 볼을 올려주는 것이다. 세터는 공격수에게 볼을 어시스트 하는 역할을 한다. 볼을 띄워줘 스파이크 등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게 한다. 하지만 기록상으로 세터의 세팅을 어시스트로 분류하지 않고 별도로 세트 성공률로 분류한다. 또 블로킹 득점에 성공한 선수 옆에서 같이 블로킹에 기여한 선수도 어시스트로 볼 수 있다. 보통 블로킹은 2명이 떠서 상대 공격을 막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의 손이나 팔에 맞고 블로킹 득점이 되면 다른 한 명은 조력자로 활약한 셈이 된다. 하지만 블로킹도 세터와 마찬가지로 어시스트를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다.
FIVB가 정의한 규정에 따르면 어시스트는 특별한 상황을 상정해서 적용해 볼 수 있다. 볼이 손이 아닌 발 등 다른 신체 부위에 닿고 살아난 것을 공격수들이 성공시킬 경우, 선심이나 경기 진행원 등에 맞고 튕겨 나온 볼을 살리는 경우 등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자주 나오기 어려운 모습이기는 하다.
배구에서 비록 어시스트는 공식 집계로 처리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다른 기록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발생할 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어시스트가 있는 경기는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해 경기의 가변성을 높여 승부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게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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